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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뮤즈가 나였으면

by 리그리지 전하율

당신의 모든 감정이 나로부터 시작되었기를 바라.

당신이 쓴 짧은 글이나 멜로디, 혹은 단 한 장의 그림 끝자락에도 내가 머물고 있었기를.

너의 삶에 나란 사람이 녹아들어, 문득문득 떠오르는 한 장면으로 남았기를.



너의 삶에 잠시 머물러, 흔적을 남기고, 다시 고요히 물러나는 것.

나는 당신에게 그런 존재였기를.

아니, 못내 사무치도록 당신의 가슴에 머무는 사람이기를.


창밖 빗방울이 세차게 창틀을 두드린다.

나는 차가 식기도 전에, 당신이 나를 떠올리기를 바란다.

아무렇지 않게, 그러나 선명하게.


당신의 뮤즈가 나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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