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체력을 키우고 싶다

by 박현주

하루 2만 보!
요즘 하루종일 걷는 나의 걸음수다.
2주 전, 병원일을 다시 시작했다. 그것도 2년 전 다니다 그만두었던 병원에서.
다시 일을 하게 되었을 때 고민한 것 중 하나가 체력적인 문제도 있었다.






우리 병원은 겉모습이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뒤로 긴 건물이라 동선이 무척 길다.
대기실부터 주사실까지 달리기도 가능하다면 믿을 수 있을까?
진료실에서 오더를 받고 주사약을 챙겨 주사실까지 가는 동선은 생각보다 길다.
그 거리를 환자수만큼 거의 움직여야 된다.


개업한 지 20년이 훌쩍 넘은 이 병원은 4만 명이 넘는 환자의 기록이 있다.
고향이 경주인 원장님 마을의 단골도 적지 않다.
원장님을 신뢰하는 환자분들도 넘쳐난다.
하루 기본 100명이 넘는 환자분들을 마주한다. 퇴근시간이 가까워오면 다리에 추를 달아놓은 것처럼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터덜터덜, 털래털래, 오늘 나의 걸음이 그랬다.

결국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 저녁만 겨우 차려주고 쏟아진 물처럼, 바람에 날아간 빨래처럼 널브러져 버린다.
'내 체력이 이것밖에 안 됐나?'
한심하기도, 야속하기도 하다.
나름 운동을 해와서 체력에는 자신이 있다고 자신했는데 모든 게 착각이었음을 여실히 깨닫고 있다.






오늘 저녁 탄탄글쓰기 줌수업 중 필영작가님의 말씀에 내 체력의 한계가 더욱 살갗에 와닿았다.
"피곤해 보이시는 현주님...."
그랬다. 제대로 보셨다. 소금에 절여진 배추처럼 기운이 쑥 빠져나가버린 것을 나도 느끼고 있었다.
충분히 적응했다고 생각했는데 일복 많은 나는 감기환자가 늘어나는 환절기에 입사를 해서 체력의 한계를 실감하고 있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말이 변명이라고 하지만 시간을 내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결국 생각해 낸 것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제자리 걷기를 하기 시작했다.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도랑치고 가재 잡는 격으로 틈새시간을 알뜰히 사용하고 싶었다.
이것으로 체력을 금세 올릴 수는 없겠지만 내선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발버둥이다.

체력을 키우는 게 짧은 시간에 되지 않음을 안다.
그만큼 노력해야 함도 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하지 않나.

틈새시간을 잘 활용하고 덜 피곤한 날은 체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조금 더 기울여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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