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것은 아이스크림이다. 차갑지만, 그 차가움 속에서도 달콤함을 느끼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한때 나는 사랑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사랑은 차가울 때 그 진가를 느끼기 어렵다. 따뜻하고 뜨거운 온기가 맴돌 때야 비로소 그 달콤함이 마음에 스르르 녹아든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운세 상담에서도 사람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인간관계운, 특히 애정운 상담으로 쏠린다. 그 분위기 속에서 문득,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것은 사랑이 아니라 아이스크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온도로 말하자면 시원하지만, 마치 그 속에서 역행하는 온기처럼... 기분 좋은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
아이스크림은 계절을 타지 않는다. 언제 먹어도, 그 순간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행복을 주기도 한다. 봄에 먹으면, 마치 사랑이 막 피어나는 듯한 설렘이 찾아온다. 여름에 먹으면, 땡볕에 지친 심신을 시원하게 달랜다. 가을에 먹으면, 선선한 바람과 함께 달콤함의 향기가 코끝을 스치며 마음까지 풍요롭게 한다. 겨울에 먹으면, 그 풍요로운 마음을 느끼며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다가올 봄의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게 한다.
계절은 그렇게 어떤 것에 중심을 두느냐에 따라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아이스크림은 그 속에서 비교적 변치 않는 달콤함을 느끼게 해 준다. 그 반면 사랑은 변한다. 애정의 온도는 설렘이라는 마음의 흐름을 따라 점차 사라진다. 어찌 보면 시간이 흐르며 식어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하다. 인연의 수명이 거기까지일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흐름으로 급작스럽게 전환된 경우 일수도 있다.
그 차이로 인해 나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 먹는 순간순간 설렘을 느낄 수 있으며, 그 여운이 남아 결국 다시 찾게 된다. 이 모든 것에는 온도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의 차이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을, 조금은 뒤집어 보여 주 것이 바로 아이스크림일지도 모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