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손 끝에

by 이혜연

나이 들어서 달라진 점은 무슨 일을 하든 성심성의껏 하게 된다는 것에 있다.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도 마찬가지다. 먼저 반응하고, 한 걸음 더 다가가고, 한마디라도 더 친절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청소하는 여사님에게든, 환자에게든, 나이 어린 (심지어 딸, 아들 뻘일지라도) 동료에게도 먼저 인사하고 더 많이 일하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르바이트를 간 곳마다 다시 와달라는 제안을 받곤 한다.


이번에도 9월 아르바이트가 끝나갈 때가 되니 예전에 했던 두 곳에서 연락이 왔다. 이번엔 짧게 일하고 싶기 때문에 두 군데 모두 오전만 근무할까 생각 중이다. 언젠가 적절한 때가 오면 재취업도 생각 중이라서 좋은 곳에서 다시 뿌리를 내리게 되길 원한다. 또 추석이 끝나면 짧게 개인전도 해야겠다 마음먹고 있다. 원래는 물감작업을 모두 한 후에 하고 싶었지만 여름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올해는 욕심일 것 같아 그냥 해볼까 생각 중이다.


내일모레 다시 비가 내리면 가을은 더욱 짙어질 것이다. 황금빛이 물들기 시작하는 들녘에 너무 많은 비가 예보되어 걱정이기도 하지만 계절은 꿋꿋이 봄의 꿈을, 여름의 열정을 잃지 않고 가을을 꽉꽉 채워줄 것이라 믿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마당 위로 내려앉은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