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기

by 이혜연


내려놓기

요 근래 계속 아르바이트를 쉬지 않고 하다가 아이들 대운동회로 오늘 하루 쉬었더니 팽팽했던 긴장의 끈이 풀린 듯 마음이 스르르 풀려버렸습니다. 요즘 초등학교는 저학년과 고학년을 나눠서 행사를 많이 하는데 운동회도 오전은 1~3학년, 오후는 4~6학년들이 가을 운동장을 수놓았습니다. 전문 진행자가 아이들의 긴장도 풀어주고, 웃음도 주면서 게임을 진행했는데 다들 따가운 가을 햇살에도 빛나는 웃음을 날리며 열심히 하더군요. 3게임 정도는 단체게임을 했고 아이들의 보조 역할로 부모를 참석시키기도 하면서 함께 어울리는 운동회를 했습니다.


중간에 학부모들의 줄다리기가 있었는데 엄마, 아빠의 적극적인 참여를 뿌듯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선착순 20명 안에 들기 위해 호루라기를 불자마자 뛰쳐나갔습니다. 걱정인 것은 큰 애는 청팀, 둘째는 백팀이었는데 어느 팀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지 고민이었지만 올해가 마지막 저학년 운동회인 첫째를 위해 청팀 쪽에서 경기를 했습니다. 엄마들의 승부욕도 대단해서 팽팽하게 힘자랑을 하다가 마지막 모두 누운 자세로 버틴 청팀이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은 잠시, 오후 내내 둘째의 원망을 들어야 했던 날이기도 했지요. 어쨌든 가을 운동회는 흥겹고 신나게 진행되었고 대망의 합동 계주에서는 지고 있던 청팀이 막판에 역전을 하면서 한 편의 드라마를 썼고 운동장은 열기와 함성으로 가득 찼습니다. 계주 내내 자신의 아이들이 뛸 때 옆에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함께 달리는 엄마, 아빠들을 보니 동지애도 생기면서 뭉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아이들 운동회가 끝난 후 두 아이를 데리고 치과 치료까지 다녀왔더니 손가락을 들어 올릴 힘도 없이 기운이 빠졌습니다. 이제 내일부터 단군이래 최대 연휴인 추석이 다가왔습니다. 모두 건강하고 즐거운 휴가가 되시길 바랍니다.


아이들의 가을 운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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