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계절

by 이혜연


아이들과 함께 하다 보면 중년으로 사계절을 보내는 것보다 아들들의 시간으로 계절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계절이 노랗고 빨간 강렬한 빛으로 마지막을 준비하는 날들이라는 인식보다 놀이터에서 더 신나게 놀 수 있는 계절로 느껴지는 이유다.


하지만 홀로 있을 때 느껴지는 가을은 아무것도 없이 또 한 해를 보냈다는 아쉬움과 어렵고 힘든 날들을 흔들리고 주저앉으면서도 무사히 건너왔음에 대한 안도감이 밀려오기도 한다.


빠르게 지나가버리는 계절이 아쉬워 아침엔 아이들과 석촌호수를 달렸다. 곳곳에 수려하게 피어난 국화와 코스모스의 진한 향이 오십의 언저리에서 울고 있는 누군가에게 잘하고 있다고 위로하듯 향을 건네주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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