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아름다워요

by 이혜연


당신은 아름다워요

마당에 풍성하게 늘어선 노란 국화가 하나둘씩 개화하더니 마치 별처럼 가을볕에 반짝입니다. 오며 가며 보고 있자면 앙다문 꽃봉오리가 꽤 오랫동안 열릴 줄 모르고 부풀어만 있어서 언제 필건지 애간장을 태우기 일쑤입니다. 그러다 관심을 접으려고 하면 밀당을 하듯 작은 새부리 같은 꽃잎 한 장을 톡 하고 내밀고 하루, 이틀 바깥을 탐색합니다. 그러다 갑자기 가을 햇살 한 줌에 환하게 모든 꽃잎을 활짝 피워내면 노랗고 환하게 마당을 밝히는 마법을 보여줍니다. 국화의 계절은 그렇게 한순간 마당을 따뜻하게 물들이며 안착했습니다.


계절이 오롯이 담긴 마당을 나와 길을 나서면 요즘 곳곳에서 눈에 띄는 꽃집들이 보입니다. 집 근처만 해도 100m도 안 되는 거리에 다섯 군데가 들어섰습니다. 예전과 달라진 것들이 있다면 우선 젊은 사장님들이 창업을 많이 하셨고, sns로 주문을 받는 경우가 많으며 무인으로 운영이 되는 경우도 많다는 점입니다. 어렸을 적 꽃집을 생각하자면 가게 내부를 발 디딜 틈 없이 꽉 채운 수많은 화분들을 상상하기 쉬우나 요즘 꽃집은 생화 몇 점과 고급 화분에 담긴 관상식물 몇 그루가 일반적이고 대부분은 영상 촬영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고 따로 클래스를 모집하는 경우도 많이 보입니다.


그중 대문을 나서면 바로 맞은편에 있는 꽃집에 있는 난이 꽃을 피웠고, 보랏빛으로 꽃대를 올린 바이올린이 창가에 있어 눈으로 향기를 맡을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깊어가는 가을 한가운데에서 봄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봄에 보든 꽃이 지는 가을에 보든 당신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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