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고등학교 입학해도 될까?

엄마 하기 정말 힘들다

by 글로다시

날씨가 갑차기 추워지면서 옷을 정리했다. 중학교 생활복을 빨아 개어 딸 2호에게 주었더니

"이제 안 입을 건데 둬?" 한다.


헉 이제 중학생이 아니구나 곧 졸업이 다가오는구나... 급 실감이 난다.

아이도 기분이 이상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고1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는 공황으로 인해 모든 학원을 그만둔 상태다.

또 공황증세가 나올까 봐 공부에 '공'자도 못 꺼내고 지내는 중이다.


등하교만 겨우 하는 중이고 조퇴를 안 하게 된 것 만으로 감사하며 지내고 있다.

학교를 다녀온 아이는 늘 잠부터 잔다.

수업시간 내내 애써 버티고 오느라 지친 탓이려니 했는데 이제는 습관이 된 거 같기도 하다.


수행평가 공부도 스스로 꼼꼼히 하고 지필평가 공부도 알아서 열심히 하던 아이가 모든 것을 놓았다.


아이는 곧 고등학생이 된다.

고등학교 공부는 중학교 와는 천지 차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렇담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입학을 해도 그 어려운 학습을 잘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지금 할 수 있는 게 없다. 책이라도 읽을래?라고 물었지만 대답만 했을 뿐 읽지는 않는다.




이대로 고등학교를 입학하면 우리 아이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선행을 시켜서 고등을 보냈다고 해서 모두 다 공부를 잘 해내는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 너무 안 하고 가도 되는 건지? 고민이 된다.


인간은 태어날 때 자기 밥그릇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과 팔자대로 산다는 옛말들이 떠오르는 요즘이다.

또 요즘말로 '될놈될'이라는 말도 함께 귀에 윙윙 거린다. 될 놈은 어떡해도 된다는 말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안달복달하며 키운 첫아이도 결국 입시 앞에서 무너졌다.

그러다 보니 둘째에 대해서는 조금은 여유로웠다. 하지만 고등 입학 앞에서 걱정이 되기는 한다.

어려운 고등과정을 맞닥뜨리자마자 공부에 아예손을 놓아 버릴까 봐...


그런데 아이가 공부에 손 놓을까 봐 나는 왜 걱정을 하고 있나?

공부를 못하면 세상을 살 수가 없나? 나 자신은 공부를 잘했나? 좋은 대학 나왔나?

그래서 지금 못살고 있나?

그런 것도 아니다.


하지만 공부를 잘 한 사람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때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을 보았고,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는 것을 보았고, 임금의 차이도 보았으며, 넓은 인맥의 차이도 보았다.

그렇기에 내 자식도 그 모든 좋은 것들 누리며 살게 하고픈 생각이 드는 것이겠지?



사람은 자기 밥그릇 가지고 태어난다는 옛말이 있다. 그렇다면 이 녀석도 뭔가 자기 갈길은 정해 진 걸까?

안달복달 하나 지금처럼 하나 결과는 같은 걸까?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문다.


나 또한 '어릴 적 엄마가 조금 더 서포트해줬으면 더 나은 인생을 살 텐데'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엄마가 해줬던 안 해줬던 결국 내 인생은 지금 여기 이 모습으로 정해져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너무 철학적으로 갔나 싶지만 50이 되어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나의 수많은 선택들이 나를 여기로 데려 왔다지만 그 선택을 하게끔 내 인생은 짜여 있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 어렵다.

지나영교수님 책<<본질 육아>>에서 읽은 문장이 있다.


우리나라는 물고기로 태어난 아이에게 나무에 올라가는 법만 가르치고 못한다고 다그친다고 한다. 그 아이는 물에서는 잘 살 수 있는 아이인데 말이다.


그렇다 획일적인 교육과 고정관념들이 아이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는 게 맞다.

하지만 나는 지나영 교수님도 아니고 철학자도 아니다.


그냥 보통 엄마다. 그래서 어렵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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