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역 룸 횟집, 아라일식을 다녀왔습니다.

가족 또는 친구들과 조용한 식사를 하실 때 좋은 곳이네요.

이상하게도 가족들의 생일이 연말에 몰려 있습니다.

아내의 생일은 10월 말, 사위의 생일은 11월 말, 장모님 생신은 12월 초, 딸애의 생일은 12월 말입니다. 이렇게 생일이 몰린 이유가 예전에는 꽃피는 춘삼월에 많이들 결혼을 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오늘은 딸애 생일이니 나가서 외식이라도 하고 싶은데, 손녀가 있어 홀에서 식사하기에는 리스크가 큽니다.

지난번 저희 집에 왔을 때 자지러지게 우는 것을 본 적도 있고, 시부모님께 아기를 맡기고 잠시 외출하였는데 도저히 감당을 못하신 시어머니가 전화하여 얼른 오라고 할 정도로 한 번 터지면 대략 난감 그 자체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기를 데리고 식당에 가려면 홀 보다는 룸이 필수가 되더군요. 뭐 룸이라고 해도 방음이 안되니 부담은 되지만, 그래도 다른 손님에게 끼치는 피해(?)의 정도가 조금은 약할 것이네요.


딸애가 회를 좋아해서 산본중심상가에서 일식집을 찾아봤는데, 음식도 맛있고 시설도 깨끗하고 가격도 적당한 그리고 무엇보다 룸이 있는 식당을 찾기가 그리 쉽지는 않더군요.


이곳저곳 인터넷 서핑을 통해 알아보다 우연히 발견한 일식집이 바로 금정역 쪽에 있는 ‘아라일식’이라는 곳입니다. 100% 룸이라고 되어 있어 일단 전화를 해서 룸이 있는지, 예약은 가능한지 물어보다가 아예 예약을 해버렸습니다.

아라 일식 지도.png [아라일식 위치]

아내는 리뷰도 제대로 안 보고 예약을 했냐고 타박이네요. 잠시 리뷰를 보니 호불호가 있기는 합니다. 서빙이 제대로 안 된다든가 가격이 좀 비싸다는 불만이 있기는 하더군요. 반면에 합리적인 가격에 회도 두툼하고, 특히 룸으로 구성되어 있는 집이라 모임이나 회식 자리로는 좋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뭐가 맞는지?


가끔 음식점을 예약하거나 방문할 때 리뷰를 보고 장소를 정하기는 하지만, 모두 맞는 말은 아니고 개인적인 차이도 있으니 섣불리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여하튼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주어 담기도 그렇고 시간도 얼마 없는데 알아볼 곳도 그리 많지 않아 그냥 가기로 했습니다.


예약시간인 일요일 오후 1시에 도착해 보니 식사하시는 분이 아무도 없는 모양입니다. 홀이건 방이건 썰렁한 게 장사를 안 하는 줄 알겠더라고요. 아마 이곳이 공단이 있는 곳에 위치하다 보니 평일에는 사람이 붐비지만 주말에는 한가한 것 같네요.

아라일식 입구.png [아라일식 입구, 건물 2층]

저희가 예약한 방에 들어가니 기본 식기류와 쌈장, 초고추장, 간장류는 미리 세팅이 되어있습니다.

아라 기본세팅1.png [기본 세팅]

잠시 메뉴에 대해 물어보니 주말에는 점심 메뉴 중에서 회정식(35,000 원)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리 저렴한 가격이라고 생각은 안 들지만,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으니 일단 5인 회정식을 주문했습니다.


곧이어 딸 내 식구들이 오고 아기 의자를 소독하고 손녀를 앉히는 일련의 과정이 끝날 무렵 음식이 나오기 시작하네요.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샐러드인데 저한테는 조금 간이 쌘 편입니다.

아라 기본세팅.png [샐러드]

그리고 일식의 기본인 락교, 생강 초절임, 단무지가 나왔고, 야채 종류로는 마늘종, 양배추, 그리고 다른 일식집에서는 보기 드문 고추가 기본으로 제공이 됩니다. 마늘종은 알싸하게 매운맛도 있고 씹는 식감도 아삭한 게 좋습니다. 먹다가 사진을 찍어서 이렇네요. 원래는 한가득입니다.ㅎㅎ

아라 밑반찬.png [기본 제공 반찬]

저는 양배추가 참 마음에 들었는데요. 신선하기도 하지만 특히 당뇨 걱정이 있으신 분들은 식전에 양배추를 많이 드시면 거꾸로 식사가 되니 혈당 상승을 막아 주는 역할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거꾸로 식사법은 채소(식이섬유) → 단백질 → 탄수화물 순서로 먹는 방법으로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막을 수 있어 혈당 조절, 당뇨 예방, 체중 관리에 도움을 주는 식사법입니다. 급하게 먹는 한국인의 식습관으로는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의료 전문가들이 꼭 추전 하는 식사법이니, 저와 같은 전당뇨 단계 또는 당뇨병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셨으면 하네요.

바로 오늘의 주 음식인 회가 나옵니다. 5명이 앉아 있다 보니 2인용과 3인용으로 나누어 나왔네요. 회를 좋아하기는 하는데 우럭과 광어 말고는 딱히 구분할 정도의 수준은 아닙니다. 어떤 곳을 가면 얇은 습자지와 같이 회를 썰어서 나오는데, 여기는 제법 두툼하게 나와 한 점씩 먹기에 좋습니다.

아라 회 2인분.png
아라 회 3인분.png
[2인용과 3인용 회]

이어서 나온 음식은 초밥과 약간의 해산물로 멍게, 문어숙회, 소라, 생굴입니다. 사위와 아들이 생굴을 안 좋아하는 관계로 제가 혼자 맛있는 생굴을 다 먹었네요. 이제 생선구이도 바삭하게 구워져서 올라왔는데 물어보니 고등어라고 합니다. 제법 두툼하고 바삭하게 잘 구워져 발라 먹기에 좋네요. 어떤 곳은 청어가 올라오는데 청어는 가시를 발라 먹기가 너무 힘들던데 고등어는 훨씬 먹기에 편하네요.

아라 초밥.png
아라 고등어.png
[해산물과 고등어 구이]

동시에 갈치조림이 나왔는데 그리 큰 사이즈의 갈치도 아니었고, 약간의 비린내도 나고 이것도 간이 조금 쌘 편이네요. 오히려 갈치보다는 감자가 간도 잘 베어서인지 더 맛있네요. 이제 새우, 맛살, 고구마를 튀긴 음식이 나온 것으로 보아 거의 코스 음식의 마지막에 다 달은 것으로 보입니다.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고 하지만 모두 바삭하게 잘 튀겨져 있네요.

아라 갈치조림.png
아라 튀김.png
[갈치조림과 튀김류]

알밥과 매운탕이 오늘 식사의 대미를 장식하네요.

잘 달구어진 돌솥에 넣어진 알밥을 잘 비벼서 잠시 놓아두니 밑부분이 누룽지 비슷하게 만들어집니다. 시원한 매운탕과 같이 식사를 마무리하기에는 적합하네요. 다만 매운탕은 저에게는 얼큰한 맛이 조금은 부족하고 단맛이 납니다.

아라 알밥과 매운탕.png [알밥과 매운탕]



걱정과는 달리 손녀는 아기 의자에 앉아 요리 대신 장난감을 씹고 빨고 있습니다. 울면 어쩌나 했는데 1시간 30분을 훌쩍 넘기는 동안에도 잘 놀고 있으니 고맙네요.

아라 연우.png
아라 연우1.png
[혼자 잘 놀고 있는 손녀]

이렇게 여유 있게 식사를 했더니 배가 엄청 부릅니다. 아쉽게도 서비스 음식은 없다고 해서 이렇게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가족들과 또는 친구들과 조용한 모임을 갖고 싶으시면, 이곳 아라일식의 회정식을 이용하셔도 좋을 것 같네요.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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