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의 기적

실패한다고 포기하면 끝이야. 자전거 도전기!

by Ella

거짓말 조금 보태어 캐나다에서는 기저귀를 찬 아이들말고는 왠만하면 두발 자전거를 탑니다. 세발자전거 타는 시기가 끝나면 페달없는 두발자전거를 발로 땅을짚으며 타다가 그다음 두발자전거의 페달을 굴리며 중심을 잡습니다.


스포첵과 같은 유명한 스포츠 매장에서는 네 발 자전거를 판매하지만, 실제로 그 자전거를 타는 아이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냥, 기본적으로 두 발 자전거가 주를 이룹니다.


여름이 다가오고, 비 오는 날도 줄어들면서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 왔습니다.

저도 아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싶은 마음에 얼른 자전거를 가르쳐주고 싶었습니다.


아이의 키에 맞는 20인치 자전거를 구입하고,

바람개비도 달아주었습니다.

마트에 가서 헬멧도 맞춰 샀습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저는 유튜브로 자전거 가르치는 법도 익혔고,

아이와 함께 집 앞 공원으로 나갔습니다.

자전거 첫 도전!


사진 속 제인이는 웃고 있지만,

사실은 짜증과 화를 엄청 내고 있었습니다.


“엄마! 이거 왜 해야 돼?

다리 멍이 들어서 아파.

내가 아픈게 엄마는 좋아?

이거 넘어질 것 같아.

엄마는 왜 자꾸 힘든 걸 시켜?”


맞는 말입니다.

자전거를 배울 때는 다칩니다.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고, 또 넘어지기도 합니다.

그 과정이 당연하지만,

아이에게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결심했습니다.

아이와 사이가 나빠지기 전에 자전거 티칭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로요.



알아보니, 캐나다와 미국에는 Pedalheads라는

사설 스포츠 캠프가 있고, 프로그램 중에 자전거 강습 캠프도 있었습니다


자전거 캠프



그래서 여름방학 첫 주 자전거 강습 캠프에 등록했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왔어요.

자전거를 꼭 탈 수 있는 운명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느 일요일 오후 아이가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 캐리와 플레이데이트를 하고 있었고, 우연히 자전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함께 있던 캐리의 오빠 하이슨(5학년)이 말했습니다.


“제가 자전거를 가르쳐줄 수 있어요.”


하이슨은 자신감에 차 있었습니다.

“제 동생들 3명을 제가 가르쳤어요. 30분이면 충분히 배울 수 있어요!”


속는 셈 치고,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캐나다 원어민이 직접 가르치는 자전거 수업이라니....



자전거 강습 중



그리고 20분 뒤,

마법 같은 순간이 펼쳐졌습니다.


아이는 중심을 잡고,

혼자 페달을 밟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박수를 쳤고,

캐리도 하이슨도 웃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두발 자전거 타기 성공!!


그날 이후, 아이는 두발 자전거를 혼자 타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무섭다고 하지 않네요. 너무 재미있데요.


그리고 저는 신청해둔 자전거 강습 캠프를 조용히 취소했습니다.


자전거 타기 자신 있어요!!




제인아,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땐

실수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고,

화도 나고, 때로는 두렵기도 할 거야.


그렇지만,

그때 포기하면 거기서 끝이야.

다시는 해볼 기회를 놓치게 되는 거니까.

성공했을때 다가올 일들을 다 놓치는 거야


하지만 실수하고, 넘어져도

다시 하면, 결국은 해낼 수 있어.


네가 걸음마를 떼고 두발로 걷던것 처럼

지금의 너처럼.



2달 후

자전거 대회에도 참여하였습니다.

물론, 여기서는 등수를 나누지 않아요.

끝까지 해내는것이 더 중요하니까요.

1등과 꼴등 모두 같은 메달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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