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리던 핼러윈

피치공주에서 헤르미온느까지

by Ella

1년 중 제인이가 가장 기다리던 시즌,
바로 핼러윈이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크리스마스보다 더 설레는, 캐나다의 핼러윈입니다.


한국에서 제인이의 핼러윈은
엄마표 영어 스터디 가족들과 함께 만든 작은 행사,

혹은 어린이집에서 열리던 귀여운 파티가 전부였어요.

한국 - 엄마표 영어 스터디 모임 (초록 드레스 - 제인)


그런데 이곳에서는,

책 속에서만 보던 리얼 핼러윈의 현장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
쇼핑몰에는 이미 주황빛 호박 장식과 해골 모형이 등장합니다.


학교 주변 주택가에는
하나둘씩 거미줄과 귀신, 좀비가 매달리기 시작하죠.
길을 걷다 보면 마치 온 동네가 한 편의 공포영화 세트장 같습니다.


제인이는 매일 학교 가는 길에 새로 등장한 장식을 찾아내곤 했어요.

“엄마! 저 집엔 해골 눈이 움직여!”


매일 변하는 동네의 풍경이 아이에게는 살아있는 동화처럼 느껴졌습니다.


한국에서는 놀이동산이나 유치원에서 즐기던
‘이벤트’에 가까운 핼러윈이었는데,
이곳 캐나다에서는 달랐습니다.


특히 우리 동네는 "Halloween Festival – Neighbourhood Decorating”이라는 이름으로
가장 멋진(혹은 가장 무서운) 집을 선정해 시상까지 합니다.

이 덕에 집마다 핼러윈 데코레이션 경쟁이 생겨서 정말 멋진 핼러윈 마을이 됩니다.

낮엔 평화롭던 집들이 밤이 되면
오싹한 조명과 괴기스러운 웃음소리로 변신합니다.

하루 종일 내리는 비와 깊어진 밤,
낙엽이 흩날리는 거리와 어우러져
그 으스스함은 절정에 달합니다.



학교에서도 ‘핼러윈 하울(Halloween Howl)’이라는
학부모회 주최의 저녁 파티가 열립니다.
가족들은 저녁시간 학교로 몰려옵니다.


체육관은 댄스파티장이고 복도는 미로처럼 꾸며집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함께 분장해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3시간 동안 이어지는 학교 축제의 밤, 이날만큼은 어른들도 모두가 아이가 됩니다.


제인이는 매년 핼러윈 분장을 기다립니다.
작년에는 화려한 피치 공주,
올해는 마법과 지혜의 상징,

해리포터 시리즈에 헤르미온느(제르미온느)로 변신했지요.


주근깨 분장을 한 Jermione로 변신 (제인+헤르미온느)



핼러윈 하울 파티 - 친구들과 함께


올해는 특히 K-pop 데몬헌터스 무대로 학교 강당은 들썩였어요.
“Golden”이 흘러나오자

루미들과 사자보이즈들이 무대 앞으로 몰려들었고,
강당은 열기로 가득 찼습니다.


골든, K-pop 빠지면 이제는 흥이 안 나요~~!!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10월 31일 핼러윈 데이.
아이들은 각자의 코스튬을 입고 학교에 등교하며 축제를 시작합니다.

핼러윈 데이 - 학교 등교모습


하루 종일 코스튬과 퍼레이드로 즐거움이 이어지고,

저녁이 되면 제인이는 친구들과 함께 마을을 돌며 외칩니다.


“Trick or Treat!”


제인이의 목소리가 빗소리에 섞여 골목마다 퍼져나갑니다.


문이 열리면 집주인들은 미소로 아이들을 맞이합니다.
“Oh, you look so lovely, Princess!”

그리고 사탕이 제인이의 손에 쥐어집니다.


비 내리는 밤, 제인의 웃음소리가 사탕보다 더 달콤하게 번집니다.


”Trick or Treat “




비와 단풍, 웃음과 사탕, 그리고 함께하는 마음.

캐나다의 핼러윈은

무섭기보다 따뜻하고,
어둠 속에서도 서로를 밝히는 이웃의 축제입니다.


제인이의 바구니에는 사탕이 한가득,
그 달콤한 무게만큼
우리 마음도 한층 포근해진 밤이었습니다.


제인이에게 평생 선물이 될,

캐나다의 따뜻한 핼러윈의 기억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Trick or Treat



비가 와도, 마음만은 여전히 따뜻한 캐나다의 핼러윈이 기다려집니다.

keyword
이전 26화내 이웃을 사랑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