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일상에서*

문명 발달이 부른 배신

by 데이지

소셜 커머스란 우리가 알고 있는 블로그, SNS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자상 거래를 하는 것이다. 처음 소셜 미디어 앱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15년 전쯤이다.

고등학생과 중학생 두 딸에게 필요한 각종 생필품을 사주기 위해서 발품을 팔아가며 퇴근 후 이곳저곳을 다니던 나를 보고 직원이 소셜 미디어 앱을 통해 물품을 구매하면 방문하지 않아도 구매뿐 아니라 다양한 물품을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도 넓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하면서 알려준 앱이 ***프, 티**이었다.

회원가입을 하고 필요한 물품을 검색해 봤다. 정말 필요한 것들이 다양하게 나왔다. 두 딸들이 필요한 스타킹, 양말, 속옷 등 없는 것이 없었다. 스타킹만 해도 두께가 얇은 것부터 두꺼운 것까지 종류별도 선택할 수 있어서 딸들이 원하는 상품으로 구매하기가 쉬웠다. 발품을 팔지 않아도 좋으니 신세계가 따로 없었다.

가격도 따로 점포를 두지 않아서인지 오프라인으로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했다. 또 두세 개의 앱을 이용하면서 가격 비교도 되는 이점도 있었다. 요즘은 소셜 미디어 앱 중 쿠**이 대세다. 밤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에 물건이 문 앞에 배달되거나 배송 예정일도 알려준다.

주로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 앱에서 검색만 해도 맞춤 상품을 찾아주고 취향에 적합한 상품들을 추천하는 알고리즘이 활용되기도 한다.


하루가 다르게 날마다 급변하는 세상이다.

이 얼마나 편리한 세상인가?

편리한 세상이 무조건 좋기만 한 것일까?

얼마 전 아버지 여름 모자를 구매하기 위해 쿠**에서 검색을 했다. 여러 디자인 중에 적당한 것을 골라 주문하려는데 유료회원과 일반회원 가격 차가 커서 유료회원인 큰딸에게 대신 주문을 부탁했다. 큰딸이 검색을 하더니 내가 말한 가격과 다르다며, 엄마가 유료회원 가입하고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고 했다. 같은 상품인데 그럴 리가 있냐고 했지만 사실이었다. 똑같은 상품을 판매처도 같은데 가격이 달랐다. 그동안 이런 일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생각하니 속았다는 배신감이 들었다. 자주 구매하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이용해 가격을 사람마다 다르게 판매를 하고 있었다니, 정보화 시대에 너무 안일한 생각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있었구나 싶었다.

단순한 정보화 시대가 아니고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컴퓨터가 화가보다 그림을 잘 그리고, 글도 잘 쓰고 명령값만 입력하면 못하는 것이 없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컴퓨터가 스스로 알고리즘을 학습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시대인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만든 기술에 우리가 속고 사는 것은 아닐까? 정말 기계가 사람을 지배하는 세상이 올 것만 같아 지금 누리는 편리함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게 느껴졌다.

keyword
수요일 연재
이전 03화일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