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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코치 Oct 27. 2024

26. 내 몸을 사랑하라

<제4부> 현명한 자여! 미리 후반전을 준비하자

나이가 들어가면서 주고받는 이야기 중 이런 이야기가 있다.
“젊어서는 돈 번다고 건강을 바치고, 늙어서는 건강 찾는다고 번 돈 바치고…”


간단한 한 문장의 말이지만 평범한 우리 인생을 무엇보다도 잘 표현하는 ‘촌철살인(寸鐵殺人)’의 표현이라 생각이 된다. 




웬만한 기업들에서는 ‘복리후생’ 차원에서 매년 임·직원들에게 건강검진 기회를 제공해 준다. 


내가 다닌 직장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나도 입사 후 한 해도 빠짐없이 건강검진을 받아왔다. 그런데, 과장 정도 되었을 무렵부터 회사 건강검진이 끝나면 이상한 인사발령이 가끔 올라오는 데 화들짝 놀라곤 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어떨 땐 잘 아는 분이, 어떨 땐 얼굴 정도 아는 분이 건강검진에서 ‘암’이 발견되어 휴직에 들어가거나, 이후 잠깐 잊고 있었다가 결국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접하기도 하면서 혼자 많이 슬퍼했던 기억들이 있다.


하지만 그런 불행은 남의 일로만 끝나지 않았다. 


2012년 건강검진에서 나도 갑상선암이 발견되었고, 그 해 겨울 수술을 하는 일을 겪게 되었다.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 의사 선생님 입에서 “제거해 낸 조직이 암으로 판정되어 수술이 불가피합니다.”는 그 이야기를 듣고 앉아 있을 때의 떨림이 너무나도 생생하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남에게 해를 끼치며 산 것도 아닌데,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정말 가슴속 밑바닥에서 이런 날것의 질문이 끊임없이 치밀어 올라오던 시간이었다.


이후 5년 정도의 추적 관찰과 보완 치료를 통해 완치가 되었지만, 그 일이 있은 후부터 ‘건강’에 대한 나의 생각은 이전과 많이 틀려진 것이 사실이다. 


생각해 보면, 운동부족이나 외상 등 신체적인 원인이라기보다는 거의 90% 이상이 ‘스트레스’였던 것으로 나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수술 집도와 이후 치료를 담당하셨던 그 의사 선생님은 항상 과중한 업무에도 불구하고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채 나에게 “별 다른 것 없어요. 그냥 마음 편하게 행복하게 사세요…”라고 말씀하셨다. 나에게 그분은 이미 ‘경지’에 오르신 분 것 같은 생각에 늘 존경의 눈으로 쳐다보곤 했었다.




젊어서는 ‘’과 ‘시간’이 부족해서 행복하지 못하고, 나이 들어서는 두 가지를 채워놨더니 ‘건강’이 없어서 행복하지를 못하다고들 한다. 


“먹고살기도 힘들고, 해야 할 것들도 많고… 내 건강 챙길 만큼 여유가 있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귀에 들리는 듯하다. 하지만, ‘건강’이 결여된 삶, 인생은 정말 근본적으로 행복할 수 없는 바탕 위에 서 있는 불안한 삶과 인생이라 밖에 생각이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건강’은 특정한 ‘때’를 맞춰 관리해야 할 성격의 문제도 아니고,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나 스스로가 남의 도움 없이 혼자 지켜 나가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말이 좀 이상할 수도 있겠다...

“후배들이여, 내 몸을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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