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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캠핑 가도 될까?

변화라는 이름으로..

by 탐험가

전원주택 대신 선택했던 첫 해의 캠핑은 여러 에피소드를 남기고 캠핑에 완벽 적응하지 못했다.

그래도 언젠가는 적응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지내던 어느 날 '코로나' 바이러스가 터졌다.

원래도 '병'에 대해 겁이 많은 사람이라 아이들 어릴 적에 키즈카페, 방방장도 거의 데려가지 않은 사람이다. 캠핑에 이제 좀 슬슬 마음을 붙여 볼까 했더니... 내가 그토록 무서워하는 감기보다 10배 아니 100배는 더한 것이 찾아왔다.

역시 캠핑 육아는 나와 인연이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며 몇 달을 그냥 보냈다.




코로나는 생각보다 쉽게 끝나지 않았다.

신랑은 재택근무로 전환. 첫째는 언제 개학할지 모르는 길고 긴 1학년 겨울방학.

두 아이 8년 가정보육의 끝이었던 둘째의 첫 유치원 생활도 못하게 되었다.

가정보육 8년의 끝은 빛이 아니라 또다시 시작이라는 이름을 남긴 채...

끝이라 생각했던 마음 때문일까? 뭔가 더 조여 오는 이 기분은 뭘까?

하지만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찾아온 답답함과 실내 생활의 피로감이었다.


뉴스에서는 캠핑 인구가 엄청 많이 늘었다고 한다.

코로나 상황 속 가장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여가활동으로 캠핑을 선택한 것 같다.

캠핑은 텐트에서 자기 가족들끼리 식사를 하기 때문에 그나마 가장 안전한 여가 활동이긴 하다.

하지만 코로나 속 캠핑 자체가 썩 마음에 내키지는 않았다. 이렇게 흘러가는 시간도 붙잡고 싶었다.

그래서 코로나 상황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며 캠핑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우리만의 방역 수칙'을 공개한다.


코로나 '캠핑 안전 수칙'


1. 정부의 방역 수칙에 따라 캠핑을 떠난다. 가지 말라고 하면 안 간다.

2. 캠핑장 공동생활 구역은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한다.

3. 다른 가족, 지인들과 동반하여 캠핑하지 않는다.

4. 수영장을 이용하지 않는다.
- 계곡을 이용한다.

5. 방방장 및 놀이방 이용을 하지 않는다.

- 아이들과 재미나게 자연놀이를 한다.


기본은 무조건 정부의 방역 수칙에 따라 캠핑을 갈지 안 갈지를 결정했다. 가족회의를 통해 캠핑 안전 수칙을 정하고 나니, 캠핑을 떠나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다시 시작한 캠핑 생활.

가족 모두가 몇 개월 만의 캠핑이라 기대가 되었다.


몇 달 전 캠핑 때 폴대도 한번 부러뜨리고, 캠핑 자리로 '내 땅 네 땅' 이런저런 어린아이 같은 마음도 가져 보고, 아파도 봤던 시간들이 내게 약이 되었던 것일까? 아니면 코로나로 너무나 피로해진 마음 때문이었을까?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내 마음이 한 결 편안해졌다는 것이 중요하다.


캠핑 가서 텐트를 치는데 그동안 연습한 적도 없는데 텐트 치는 솜씨가 조금 나아져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좋아진다고는 하지만 마음이 변하니 실상 바뀐 게 없을 수도 있는데...

텐트 치는 게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도 소중했고, 자연에서 이렇게 숨 쉴 수 있음에 감사했다.

우리는 그 길로 방역수칙을 지켜가며 캠핑을 다시 하게 되었다.

그토록 꿈꾸던 캠핑 육아가 서서히 현실이 되어 가고 있었다.






세상일은 그렇다.

어느 날 갑자기란 없다. 어느새..라는 말이 어울린다.

나도 모르게 '어느새' 캠핑 육아 예찬가가 되어 가고 있다.



당신의 삶에도 변화의 시점이 있었나요?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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