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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한숨도

by 김이안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 이하이, <한숨> 중



'한숨'이란 곡을 인상 깊게 들었다. 출퇴근 길에 한숨을 쉬는 이들, 그밖에 각기 다른 처지에서 한숨을 내쉬는 이들이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지난주에 장례식에 다녀왔다. 이번 달에만 벌써 두 번째다. 유족들의 얼굴을 찬찬히 살폈다. 가족 중 누군가가 돌아가신다는 것, 가까이 지냈던 누군가가 죽는다는 건 삶에서 겪는 큰 슬픔 중 하나다.



그렇지만 삶을 뒤흔드는 위기나 큰 고통을 겪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 건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하루하루 우리는 고통과 슬픔에 절규하며 몸부림치기보다 작은 한숨을 내쉴 때가 더 많다.



하나님을 믿다 보면, 성경을 읽다 보면, '구원' '진리' 같은 중요하면서도 진지한 주제들을 접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하루를 채우는 시간들은 대부분 일상적이고 평범한 일들로 이루어져 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저녁에 무엇을 먹을지 결정하고, 직장 동료와 잡담을 나누고, 퇴근 후 집안일을 하는 그런 일상들 말이다.



하루하루 큰 문제가 없는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사소해 보이는 일로도 고민하고 작은 어려움에 한숨을 쉰다.



하나님은 우리가 큰 문제나 심각한 위기뿐 아니라 평범한 일상, 작은 한숨도 주목하시고 들으시는 분이다.



그러니 때로 '너무 아무것도 아닌 일로 힘들어하는 거 아닌가', '너무 작은 일로 기도하는 건가'하는 생각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어차피 거대한 슬픔과 고통에 아파하는 시간보다 작은 한숨을 내쉬며 힘들어하는 시간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평범한 보통의 날들을 살아갈 땐 내 작은 한숨도 들으시고 공감하시는 하나님이 더 가깝게 느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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