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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Dec 09. 2021

한식 마니아도 반한 수제버거...'웨스턴하우스'

[광화문덕 시즌2: 나를 찾아서] 나는 새 식당을 찾는 걸 좋아한다

광화문덕 을지로 최애 수제버거
웨스턴하우스

수제버거는 감성이다. 패스트푸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제버거는 그만의 감성이 있다. 패스트푸드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수제버거는 패티부터 감자튀김까지 모든 게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내 경우 수제버거가 먹고 싶다고 느낄 때는 일상에 지쳤을 때다. 수제버거를 먹고 있노라면 해외로 여행 온 느낌이 들어 좋다.


수제버거 먹으러 가자

평소 한식을 좋아하는 후배가 을지로 4가역에 온다고 하여 수제버거의 위대함을 보여주고 싶어 오랜만에 들렀다.


지난번 서울 모빌리티 쇼에 들렀다가 우연히 알게 된 일산 수제버거집을 소개하면서 언젠가 소개하겠다고 언급한 적도 있고, 웨스턴하우스 버거 사진찍어 브런치에 올릴 겸하여!


언제나 그렇지만 수제버거는 사장님이 직접 만들어 주신다. 배달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포장해서 오랜 시간 이동한 후에 먹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수제버거는 바로 먹어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다.

무엇을 선택하든 후회는 없다

내가 생각하는 여기 시그니처는 몬스터 버거다. 말 그대로 괴물버거다. 두툼한 소고기 패티 2장에 체다치즈 2장 양파 베이커 계란 프라이까지 엄청나다. 여기에 추가로 계란 프라이 등을 추가 비용을 내고 더 얹어달라고 할 수 있다.


기호에 맞게 더하면 '몬스터 알파 수제버거'도 가능해진다. 여기만의 장점이기도 하다.


당연히 웨스턴하우스의 이름을 가진 사장님이 수제버거집을 차려야겠다고 다짐의 계기가 되었으리라 짐작이 되는 기본 버거인 웨스턴 버거도 맛있다.


빨간 무라고도 불리는 비트가 들어간 비트버거도 맛있고 아보카도 버거도 참 맛있었던 기억이다. 수제버거에 아보카도가 들어간다는 게 상상만으로는 어떤 맛일지 예상이 되지 않지만 조합과 궁합이 꽤 잘 맞았던 기억이다

사장님이 신선함을 워낙 강조하셔서 비트나 아보카도의 경우 재료가 소진되면 먹고 싶어도 먹을 수가 없다. 실제로 아보카도 버거를 저녁에 먹으러 갔다가 재료가 소진되어 3명 중 한 명은 하와이안 버거를 먹어야 했다.


오늘 내가 주문한 건 하와이인 버거

'하와이안'이란 단어가 들어간 음식은 내게 특별하다. 무엇을 먹든 달콤하고도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메뉴다. 신혼여행지로 아내와 떠났던 하와이에서 기억은 모든 것이 환상적이었다.

33살의 나를 지금 보니 풋풋하구나 ㅎㅎㅎ

그래서 '하와이안'이란 내게 어쩌면 평생 다시는 느끼지 못할 행복과도 같은 의미를 지녔다. 그래서 더 힘들 때면 집착하는지도 모르겠다.


웨스턴하우스 하와이안 버거 역시 훌륭하다. 달콤한 파인애플이 버거랑 피자와 참 잘 어울린다. 파인애플의 달콤함은 늘 옳은 것인가!

형 여기 진짜 맛있네

한식을 좋아한다고 그토록 말하던 후배... 칼국수나 먹지 무슨 버거집이냐고 나를 구박하던 그가 몬스터 버거에 계란 프라이를 추가해 맛본 뒤 내게 뱉은 말이다.


"형 여기 진짜 맛있네 고마워 형! 아내랑 딸이랑 주말에 먹으러 와야겠어"


"그래 꼭 여기서 직접 먹어야 해. 수제버거는 포장해서 오래 두면 지금 이 맛이 안나더라고!"


"형 진짜 맛있다!"


후배는 너무 맛있는 집을 소개해준 게 고맙다며 자기가 쏘겠다고 했다. 나는 말리지 않았다.

감동한 대가라면 언제든 네가 사렴, ㅋㅋㅋ
을지로 4가엔
숨겨진 보석이 많다

을지로 4가역과 을지로 3가역 사이엔 숨은 보석 같은 맛집이 많다. 광화문덕 시즌1에서 소개했던 매콤하지만 계속 먹게 되는 주유소 식당도 이곳에 위치해 있다.


물론 블로그에 나오는 맛집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가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곳들도 분명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그걸 굳이 맛없다고 폄하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본인의 입맛에 안 맞는 것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사실 광화문덕 시즌1을 연재하면서도 언급했지만, 맛있고 없다는 객관적인 기준은 없다. 그저 개인의 기호 차이일 뿐이고 생각한다.


내가 맛있다고 한 것, 내가 인증했다는 것 역시 내 기준에서 괜찮았다는 것일 뿐이니 오해 없길 바란다.


형 다음에는 여기 가보자

웨스턴하우스를 나와 을지로 거리를 걸었다. 배도 꺼트릴 겸해서다. 그러다 을지로 3가역 인근 도로가에 새로 생긴 버거집이 눈에 띄었다


"형 다음에는 여기 가보자"


점심에 인사를 나눌 때에는 조금 어두워보였는데, 수제버거 한방에 살짝 들뜬 목소리였다. 뭔가 발랄해 보였다. 이수제버거의 매력을 알게 된 것처럼 뭔가 신나 보였다. 한식을 좋아하고 소주를 좋아하는 녀석인데 새로 생긴 버거집을 보더니 다음에 꼭 여길 가자며  연신 내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그래 조만간 시간 내서 같이 여기에 꼭 가보자"


난 새롭게 생긴 식당을 찾아가는 것을 좋아한다. 모두가 이 어려운 시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창업을 시작할 것이다.  우리 눈에 띈 이 버거 집도 분명 이야기가 있을 것이고, 사장님이 창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자신만의 시그니처 버거, 비장의 무기가 있을 것이다.


나도 그 맛이 궁금해졌다. 맛이 있고 없고의 문제 아니다. 사장님을 창업하게끔 한, 사장님을 설레게 한 그 버거, 창업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사장님 마음속을 가득 채웠던 사장님의 열정이 담간 버거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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