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매쉐프가 말아주는 국제정세 스파게티 : 순한맛 마지막
이 글은 '세계정세 스파게티 : 보호무역 편' 6편입니다.
프롤로그부터 읽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프롤로그 : https://brunch.co.kr/@eb690529fcce49a/9
▶1편 : 1편: 자유무역 하자더니, 이제와서 보호무역 하겠다고?
▶2편 : 2편 : 보호무역 때문에 뭐가 어떻게 된다는 거죠?
▶3편 : 3편 : 스페인의 해는 어떻게 저물어 갔는가?
▶4편 : 4편 : 제조업이 무너지면, 나라에는 무슨일이 벌어지나?
▶5편 : 5편 : 그래서 보호무역 때문에 뭐가 어떻게 된다고요?
(스파게티 드시러 오셨는데, 향신료만 드시게 할 순 없잖아요)
"어이, 내 물건 사라. 비싸게"
보호무역이 강화되면 세계는 블록으로 갈라지고
각 블록은 “우리끼리”만 사고판다.
겉으로는 안전해 보이지만, 경제 논리로 보면 이런 문제가 생긴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으면 생산은 성장한다.
그런데 경제 블록 내부의 수요를 생산량이 압도하는 시점이 온다.
이건 야매 경제이론이 아니다.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에도 강대국들은 똑같은 문제를 겪었다.
홉슨의 팽창주의 가설은 이걸 이렇게 설명한다.
과잉생산이 지속되면 국내 시장의 수요가 감당하지못하고
그 국가는 결국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레닌도 제국주의론에서 비슷하게 설명한다.
자본주의는 경쟁에서 독점으로 진화하고
독점은 금융자본을 탄생시키고
투자압력이 커지면서 생산은 폭발한다.
노동자의 소득은 그걸 따라가지 못하는데
생산량은 자꾸만 늘어난다.
그래서 해외로 확장한다.
‘식민지 경쟁’은 결국
“우리집에서 안팔린다. 너네가 내꺼 사라”
라는 잔혹하지만 단순한 경제 공식이다.
유럽은 이미 식민지를 대부분 나눠 가진 상태였고,
후발 강대국(독일·이탈리아)은
“우리도 우리 물건 팔아줄 곳이 필요하다”는 압박에 시달렸다.
시장 부족, 군비 경쟁, 외교블록으로
세계는 좁아지고 있었고
선택지가 사라지는 순간, 전쟁이 시작됐다.
미국의 스무트-홀리법으로 무역량이 급감하자
독일은 공업 생산을 늘렸지만 팔 곳이 없었다.
심지어, 돈을 빌려서 채권을 팔고, 그 채권으로 다시 돈을 빌리고 공장늘리고..
(핸들이 고장난 에잇톤 트럭, 그런데 이제 창조경제를 곁들인)
일본은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했지만 미국의 금수조치로 자원부족에 시달렸다.
이걸 잘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실화기반의 영화
‘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로쿠’에 보면
일본 육군 중장이 일본 해군에게 닦달하며
왜 해군은 큰 전함을 가지고도 진격하지 않는가? 라고 독촉하자
“아부라가... 나인다...”
(해석 : 석유가 없다. 유튜브에 ‘아부라가 나인다’ 검색 추천.)
어쨌든,
독일과 일본은 수요가 줄었고, 선택지도 줄었다.
이렇게 된거 가만히 앉아있으면 죽기밖에 더하겠나?
나가 싸워 내 물건을 강매하고 자원을 뺏든지,
장렬하게 망하던지 선택하자고 들고나온게
‘자급자족’이었다.
(자급은 맞는데, 니껄 뺏어서 내가 가지면 그게 자급)
그러니까, 그 길의 끝은 침략과 전쟁이었다.
미국·EU·일본·인도는 전략산업을 안으로 끌어들이고
중국·러시아는 자국 블록을 굳히고
공급망은 양쪽으로 갈라지고 있다.
세계는 좁아지고 있다.
좁아지면 충돌의 “가성비”가 좋아진다.
잃을 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얽혀있으면 싸울 이유가 줄어든다’는 말의 반대편이다.
‘끊어지면 싸울 이유가 생긴다.’
그래서 보호무역은 단순히 경제정책이 아니라
“신식민 경쟁”의 무대 장치를 만드는 셈이다.
지금 까지 보아온 논리대로라면
세계는 곧, 전쟁의 스노우볼을 굴릴 것이다.
‘시장 부족 → 팽창 압력 → 충돌 (전쟁)’
그리고 3차대전이 일어나고,
인류는 멸종하고 말것이다.
(진짜진짜최최최최최종.HWP)
끝내 파국이다.
여기까지가 “이 논리의 자연스러운 결론”이다.
하지만, 인류는 바보가 아니다.
(아니었으면 좋겠어)
그러면 답이 있냐고?
정답은 모르겠고
야매쉐프의 야매 조리법은 있다.
핵은 인간이 만든 최악의 무기이면서
동시에 가장 강력한 억제 장치다.
핵전쟁은
“이겨봐야 의미없는 전쟁”이라는 사실을
모든 국가가,인류가 알고 있다.
그래서 억지력(deterrence)이 생기고
“전쟁으로 얻는 이익 < 핵으로 잃는 손해”
라는 계산이 국가를 붙잡아 둔다.
핵무기 때문에 멸망할지도 모르지만
역으로 핵이 파멸을 막아준다는 기가막힌 논리다.
쿠바 핵위기때, 이미 핵 대 핵으로 붙으면
전쟁 위기도 서로의 양보로
평화적으로 끝날 수 있다는 교훈을
이미 1960년대부터 인류는 학습했다.
(하지만, 치킨게임이었죠?)
그런데 이건 문제가 좀 있다.
비국가행위자, 예를들면 테러단체 같은
이런 조직들이 핵을 가지면
핵은 사용하지 않는 무기에서
언제든지 쓸 수 있는 무기로 변할 가능성이 너무 높다.
그래서, 핵무기가 늘어나는건 당연히 좋은 선택지는 아니다.
전쟁을 억제하는 힘은
핵무기만 있는 게 아니다.
인류는 위기 때마다
철학과 종교의 힘을 빌려 균형을 잡아왔다.
물론, 종교 때문에 전쟁하는일이 훨씬 많기는 했지만
그건 종교의 가르침을 실천한게 아니라
그냥 자기 생각을 강요한거다
(사랑하는데 죽이러감?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안했어요?)
불교는 자비(慈悲) 를,
기독교는 사랑(agape) 을,
유교는 인의(仁義) 를,
이슬람은 우마(ummah·공동체) 를 말한다.
철학에서는
칸트는 “타인을 목적으로 대하라”는 정언명령을,
레비나스는 “타자의 얼굴 앞에서의 책임”을 말했다.
맹자의 측은지심도, 왕도정치도
노자의 부쟁(不爭)과,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사상도
장자의 만물제동(萬物齊同)과 호접몽(胡蝶夢)도
동양이냐 서양이냐, 종교냐 철학이냐의 형식만 달리할뿐
상대를 이해하고 양보하라, 서로 사랑하라는 메시지는 거의 유사하다.
맨프롬어스(Man from earth)라는 영화를 본 사람을 알겠지만
불사(不死)의 신체를 가진 주인공이
'부처의 깨달음을 주변에 이야기하고 다녔더니 서양에서는 나를 예수라고 부르더라’
하는 이야기는 아마도 작가가 철학으로서의 두 종교적 가르침이
꽤 유사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픽션으로 가져다 쓴게 아닐까 싶다.
이건 분명히 픽션이다. 영화적 상상력에 호불호가 갈릴지도 모른다.
다만, 이걸 꺼낸 이유는 여러 종교적 메시지가
결국은 한방향을 가리키는것 같다는걸 얘기하고 싶어서다.
이건 “믿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이 서로를 어떻게 대해야 폭력이 멈추는가에 대한
인류사 전체를 관통하는 원조 맛집 레시피같은 진한 메세지다.
그러니까,
전쟁을 막는 힘은
무기보다 ‘사유(思惟)’에서 먼저 온다.
정식 쉐프들(전문가)이 대답해야 할 질문이다.
다만, 야매쉐프의 관점에서 말해보자면 이렇다.
전 세계적으로 철학·종교·사유의 교육이 다시 살아나고
깊게 생각하는 인간이 많아지면
전쟁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결국 세상을 구하는 건
경제도, 무기도 아닌
양보와 타협, 자비, 그리고 사랑이라는
인류가 5천 년 동안 되풀이해 온 메시지다.
이걸 몽땅 섞어서, 딱 한단어만 사용해야 한다면
그것은 사랑이다.
왜 예수가 2000년전 느닷없이 등장해서 십자가에 스스로 박혔는가?
왜 부처가 보위를 마다하고 궁궐 밖으로 뛰쳐 나갔는가?
아마,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빨리 인류에게 이것을 말하지 않으면
인류가 언제든 스스로를 멸종시킬 종(種)일지도 모른다고.
그러면서도 믿었을 것이다.
이것만 알면, 서로 사랑하기만하면, 자비하기만 하면
막을 수 있다고.
입으로만 떠드는 종교인들이 많아져서
종교이야기에는 거부감을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원래 이 위대한 신 · 사상가 혹은 철학자가 하고자 했던 말은
‘사랑이면 헤쳐나갈 수 있다’ 였다.
그들이 했던 이 위대한 언어를
자신의 잇속을 챙기기 위해 변형하는 이들이 있었을 뿐
진실로 위대한 이 언어는 사실 진부한척 하며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다.
성경에는 이런 구절도 나온다.
"세상의 종말 이후에도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
그렇지만, 사랑이 있다면, 종말을 막을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당장 도로위에서 내 앞에 칼치기하며 들어오는 차를 보며
화가나는게 현실인데 누굴 어떻게 사랑하나?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천년을 이어온 정통 전세계 체인 맛집 쉐프님들의 메뉴인 ‘철학과 종교’는
인류의 생존필수메뉴이자, 최애 메뉴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파멸을 막을 유일한 선택지가 아닐까?
그래서, 조금 뜬금없지만
보호무역을 논하고 신식민경쟁을 운운하며
인류의 멸종까지 얘기해놓고
너무 너무 너무 뜬금없겠지만,
라면에 킹크랩을 넣고 끓인것같은 매우 언밸런스 한 느낌이겠지만,
(여기 야매 오마카세에요)
나는 꼭, 이 한 접시 만큼은 여러분에게 대접해야겠다.
(식고문은 아닙니다.)
그래서 드리는, 어설픈 쉐프의 마지막 한 접시.
아 참 고객님, 주문하지 않으셨지만 디저트도 나왔습니다.
(아 글쎄, 식고문 아니라니깐요)
스페인이 몰락할 때
정치·종교·인구 문제가
있었다고 언급한 적 있다.
그런데 스페인은 하나님의, 예수님의 가르침을 왜곡하고 곡해하며
이미 ‘상해서 악취가 나는’ 카톨릭 정신으로
자국 내 공인, 상공업자들을 이베리아 반도 밖으로 내몰았다.
그래서 인구가 급감해버렸다.
국가가 사람이라면 자살한거다.
근데, 이거.... 이것도 어디서 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