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느긋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밖을 나서도
전혀 시들지 않은 태양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름이 온 것이다.
해변가에 들고 간 책이 모레 범벅이 되든,
바닷물에 젖어 몇 페이지씩 겹쳐진 채
그대로 눌어붙어도,
그런 사소한 것들은 전혀 신경 쓰이지 않을 만큼
온전한 여유를 즐기는 상상에 빠져버리고 마는
그런 여름이 온 것이다.
한 번도 이룬 적 없는 나의 여름 소망이
올해에는 이루어질까 기대하는
그런 여름이...
불온, 불완전, 미완, 무명과 같이 위태롭게 삶을 지탱하는 것들을 담아내고, 심지어 나는 그것을 불완전한 청춘이 발휘하는 미덕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