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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명작가 김유명 Jun 19. 2024

잘 지내지 마. 그저 적당히 지내.

길게 뻗은 도로는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는 인상을 주었지만,

상처를 이곳에 두고서

몇 없는 추억만 겨우 머리에 이고

떠나려는 나로선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의 본능이 그것을 먼저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실제로 내가 느끼는 슬픔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눈물이 흘러나왔다.

돌아갈 곳이 없다는 절망보다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희망이

더 크게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를 위선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눈물을 얼른 닦아냈고, 동시에 엑셀을 더 강하게 밟았다.


어쩌면 이 작은 룸미러 안에 담긴 장면이

내가 마지막으로 바라보는 고향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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