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해가 길어져 8시쯤 경이될 것 같다. 더위도 좀 덜하고 시간이 좀 더 늦어지면 퇴근 후 저녁을 식사를 하고 많은 사람들이 나와 산책로가 번잡해진다.
바람 소리와 풀벌레 소리, 개구리 소리를 들으며 학생부장으로서 학교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들을 흘려버리고 다시 충천을 해서 집으로 돌아오려고 노력한다.
해질 무렵 한적한 산책로를 길멍하며...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아이들을 태우러 학원에 갔다 오는 일상에서 길멍이 끼어드니 많이 바빠졌지만 예전에 안마의자에 누워만 있거나 tv나 스마트폰만 들여다보았던 시간보다는 훨씬 삶의 활력이 되는 것 같다.
가급적 걷을 때는 생각이나 고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쉽지 않다. 걷다 보면 어느덧 생각에 빠져 있고 다양한 걱정에 빠져 있다. 그렇게 걷고 돌아오면 땀은 잔뜩 흘렸지만 머릿속은 상쾌하지 않고 계속 무거운 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가급적 멍하니 바닥을 보며 또 하늘을 보며 경치를 보며 걸으려고 한다. 가급적 사람이 적은 시간이나 적은 코스를 이용하여 나의 발소리와 바람소리,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한 시간 정도 걷도 돌아오면 조금은 스트레스 해소가 되는 것 같다. 겨울이 되어 외부에서 걷기가 힘들어질 때까지 계속 길 멍을 실천해 보려고 한다. 주변 지인에게 권해 보았더니 어떻게 한 시간 내내 사람이 생각을 안 하고 멍하니 걸을 수 있냐고 묻는다. 맞는 말이다. 그러기는 굉장히 어렵고 걷는 내내 멍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스트레스가 된다.
그냥 너무 깊게 생각에 빠지지 않고 바람도 느끼고 풀벌레 소리도 집중하며 때로는 바닥만 보며 잠시라도 걸을 수 있으면 길 멍을 실천하는 것 아닐까 한다. 꼭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느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냥 저녁이나 아침 이른 시간에 한적한 공원이나 산책로에서 나가서 평안한 마음으로 걸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