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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코타운 May 01. 2018

시골에서 산다는 건

쓸쓸함과 친구가 된다는  것

우리나라에도 방목 돼지가 있습니다. 200평의 공간에 6-7마리를 넣고 키웁니다. 돼지를 위해 이글루 같은 집도 만들었습니다. 두텁게 흙을 덮어 서늘함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돼지는 더운 여름을 나는 게 고역이니 말입니다. 홍성의 성우농장과 원천마을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어린 자매를 만났습니다. 막대기를 양손에 들고 갖은 액션을 취하고 있었죠. 이 아이들은 돼지와 논다는 게 별 다르다고 느끼진 않는 모양입니다. 아마도 이게 얼마나 특별한 경험인지는 오랜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테죠.  



예전엔 시골에서 아이들만 이렇게 노는 걸 보는 게 흔했습니다. 부모들은 대개 들에 일하러 나가고 애들은 이렇게 따로 떨어져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요즘은 보기 힘든 풍경이죠. 순식간에 어린 시절로 돌아갔습니다. 


돼지는 땅파는 데는 선수


이런저런 질문에 답하면서 아이들과 이야길 나누는 게 참 좋았습니다. 우리 애들이 클 때도 못했던 일이었는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씁쓸함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한그루 달랑 서서 화려한 색깔을 뽐내는 겹벚꽃나무 마냥 쓸쓸함도 느껴집니다. 아마도 시골생활이란 그 쓸쓸함과 친구 해야 한다는 걸 어릴 때부터 깨달았기 때문일 겁니다.


70년대는 흔했을 돼지우리


사진 속에서 보는 풍경이 삶과 일치하긴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가끔 옛일을 떠올릴 수 있게 하는 이런 풍경과 마주하는 건 어떨까요? 70년대에나 있었을 법한 돼지우리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색다른 경험일지도 모릅니다. 홍성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홍천의 성우농장


아름다운 농촌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을,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주는 사람들을 응원합니다. 농촌의 다양성을 만들어가는 시도가 계속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좀 더 풍성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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