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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돌쌤 Apr 16. 2024

사는 것은 혼자 걷는 것이다.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니,

아내가 생겼다.

자녀가 생겼다.

친구가 생겼다.

그리고 부모님이 계신다.

온전한 삶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나?    

 

내 나이 만으로도 00이 되면,

아내도 가고

자녀도 가고

친구도 가고

그리고 부모님도 가신다.

불완전한 삶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나?   

  

우리에게 만남과 헤어짐은 정해져 있다.

따라서,

사는 것은 혼자 걷는 것이다.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니

삶이란, 잠깐 만나서 길게 헤어짐의 연속이 아닐까?


짝사랑했던 소녀도 잠시 만나, 

이제는 어디에 사는 줄도 모르고 헤어짐에 머물고 있다.


모든 것을 다 내어줄 듯한 우정을 자랑한 친구들도 잠시 만나, 

이제는 어디에 사는 줄도 모르고 헤어짐에 머물고 있다.


청년이 되어, 암울한 현실에 대해 밤새도록 정답 없는 이야기를 한 벗들도 잠시 만나, 

이제는 어디에 사는 줄도 모르고 헤어짐에 머물고 있다.


삶의 수많은 장소에서 경쟁했던 지인들도 잠시 만나, 

이제는 어디에 사는 줄도 모르고 헤어짐에 머물고 있다.     


부모라, 

아내라, 

자식이라, 

벗이라, 

지인이라 하면서 친함을 내세우지만,

결국은

사는 것은 혼자 걷는 것이다.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니

누구에게 나의 행복을 강요할 수도 없고,

누구에게 나의 불행을 원망할 수도 없고,

오로지 사는 것은 혼자의 몫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무한대로 뛸 거 같은 심장에 욕심 내지 말고,

이제 금방 멈추게 될 심장에 감사하며,

타인에게 잘못한 것을 사죄할 기회가 주어지길 기대하고, 

혹시나 실천하게 되면,

그것도

내 나이 만으로도 50의 행복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시간과 환경이 되지 않아,

혹시나

심장이 멈추기 전까지 사죄하지 못한 사랑하는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먼저 허공에 이야기한다.   

  

오늘도 혼자 걷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리라는 마음을 다진다.     


202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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