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혹시 악어를 실제로 본 적이 있으신가요? 제가 베트남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여행 코스 중에 ‘악어 농장’이 있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별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악어 몇 마리 보고 사진이나 찍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도착해 보니, 제 생각이 너무 짧았다는 걸 바로 깨달았습니다. 물이 잔잔하게 흐르는 줄 알았는데, 그 주위로 악어들이 떼로 몰려 나와 있었습니다. 눈도 안 깜박이면서 제 쪽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데, 정말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무섭다고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함께 간 친구들이 있었거든요. 괜히 혼자 무섭다고 하면 놀림받을까 봐,
“와~ 진짜 크다!”
그렇게 괜찮은 척, 여유로운 척, 웃으면서 사진을 찍고 리액션 했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여기서 떨어지면 진짜 끝이다”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지요.
여러분, 악어는 자연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포식자 중 하나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악어의 사냥 방식 때문인데요. 악어는 사냥할 때 몸을 물속에 숨긴 채 조용히 기다립니다. 눈과 콧구멍만 물 밖에 내놓고, 먹잇감이 방심할 때까지 가만히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러다 먹잇감이 가까이 오면, 번개처럼 빠르게 튀어나와 강력한 턱으로 물고 절대 놓치지 않습니다.
악어는 작은 동물은 통째로 삼킬 수 있지만, 자기보다 큰 동물을 사냥할 때는 특별한 기술을 사용합니다. 바로 “데스 롤”입니다. 데스 롤은 악어가 먹잇감을 문 채로 몸을 빠르게 회전시키며 찢어버리는 기술입니다. 강력한 턱으로 한 번 물면, 온몸을 비틀며 회전해 사냥감을 압도하는 것이죠.
그런데, 악어에 대해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악어의 눈물”입니다. 악어는 먹이를 삼킬 때 눈물을 흘립니다. 그렇다면, 악어는 먹잇감을 불쌍하게 여겨서 울고 있는 걸까요?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악어가 눈물을 흘리는 것은 감정 때문이 아니라 생리적인 현상일 뿐입니다. 강한 턱 근육이 움직이면서 눈물샘을 자극하기 때문에 먹이를 먹을 때 자연스럽게 눈물이 흐르는 것입니다.
즉, 겉으로 보면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감정이 없는 행동인 것이죠. 그래서 우리는 겉으로는 감정을 표현하지만, 속마음은 전혀 다른 경우를 가리켜 “악어의 눈물”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모두 때때로 겉으로는 괜찮은 척, 축하하는 척, 기뻐하는 척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질투가 나고, 비교하게 되고,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 감정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때론 가까운 친구의 성공이 진심으로 기쁘다가도, 혼자 돌아가는 길에 괜히 씁쓸해질 때도 있습니다. SNS에서 반짝이는 남들의 소식을 보다가, 갑자기 마음 한쪽이 허전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감정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다루느냐입니다. 질투가 날 때, 그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나도 더 성장해야겠다.’라고 다짐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잘된 것이 부러울 때, 억지로 감추기보다 ‘나는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를 돌아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할 수 있는 순간이 온다면, 그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보시기 바랍니다.
“정말 축하해! 너가 잘돼서 나도 기쁘다.”
이 말은 어쩌면 그 사람에게 가장 큰 응원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동시에, 내 마음에도 따뜻한 위로가 됩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은 가식이 아니라, 관계를 더 따뜻하게 만들어 줍니다. 우리는 악어가 아닙니다. 그저 본능적으로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 진짜 감정을 느끼고, 나누고, 성장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러니, 괜찮은 척만 하지 마세요. 가끔은 내 마음을 솔직하게 꺼내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누군가의 기쁨을 함께할 수 있다면, 그건 나 역시도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 순간, 우리의 관계도, 마음도, 삶도 조금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