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보다 내 집 한채

1주택 마련기 | 드디어 생애 첫 아파트를 계약하다

by 작가 에디

'직장보다 내 집 한채' 라는 당시 필자가 느꼈던 감정이다. 단순한 자산 증감 여부를 떠나서, 대한민국에서 내 집 마련의 의미는 특별하다. 이 땅에 태어나서 어차피 자본주의 세상을 살아가야한다면.. 노동소득이 절대로 자본소득 상승분을 따라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면, 해답은 간단하다.




김포 한강신도시 매수 실패 경험을 뒤로 하고, 이 후 마인드셋을 새롭게 했다.


당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매도자 우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캐치하지 못했다. '현재 매도자 우위가 아닌 시장을 한번 찾아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반드시 올해 안에 첫 부동산 매수를 실행하는 결단을 내리자고 다짐했다.


매수할만한 아파트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당시에 '아파트 공급이 부족' 하면서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을 첫번째 매수의 기준점으로 삼았다. 해당 기준을 적용하여 아파트 매물을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지역 또한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그 범위가 넓어졌다.


여러 지역 후보지 중에서 '강원'이 눈에 들어왔다.


2020년 가을 당시, 강원에 위치한 a지역 부동산은 과거 공급 충격의 여파를 딛고 조금씩 거래량과 매수심리가 반등하고 있었다. 해당 지역의 경우 2018년, 2019년에 대규모 아파트 공급 물량이 쏟아지며 부동산 매매 심리가 얼어붙었다.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했고, 지역민들의 비관이 가득했다. 그러나 비관이 정점에 달해있을 때가 바닥이었고, 또 기회였다. 2019년 후반부부터 아파트 월 거래량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매매가가 상승하기 시작한 것이다.


20220907234401.png a지역 부동산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지수, 거래량, 공급량


필자가 a아파트에 투자한 시점은 2020년 11월로, a지역 상승장 초입이었다. 올해부터 공급 물량이 조금씩 증가하지만, 당분간 그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생각하고있다.


a지역의 전세가율 또한 85% 이상으로 상당히 높았다. 5천만원 이내의 내 자본금으로 해당 지역의 부동산을 매수할 수 있는 최적의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부동산에 급히 전화를 돌렸다.


매수를 희망하는 동/호수를 적어 금,토 1박2일 매수 계획을 세웠다.


금요일 오후 반차를 내고, 차로 2시간을 운전해서 해당 지역에 도착했다. 내가 할 일은 집을 둘러보고, 가계약금을 보내고, 계약서 작성 일을 조율하는 것, 그 뿐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사장님 미안해요, 매도자가 계좌를 줄 수 없다고 하네요"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 매수 결정을 하고, 반차를 내고, 차로 2시간 넘는 거리를 달려왔는데 계좌를 받을 수 없다니! 해당 지역 또한 '매수자 우위'의 시장으로 개편되고 있었던 것이다. 나와 마찬가지 생각으로, 발빠른 투자자들이 속속 진입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김포에서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같았다.


"일단 오늘은 서울로 돌아가시고, 다음을 기약하시죠."


소장님은 추후 좋은 물건으로 보답해주겠다는 말로 훗날을 기약하자고 했다. 그러나 이대로 집을 갈 수는 없었다. 김포에서의 교훈을 되새기자면, 이번에 서울로 돌아가면 다시 내가 이 지역에 와서 매수를 할 확률은 극히 낮았다.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그러한 기회가 올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결국 1박을 하기로 결심했다.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어! 어떻게든 성과를 내서 돌아가야겠다"


금요일, 나는 1박을 결정하고나서 저녁 8시까지 집주인의 연락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날 밤까지도 집주인의 계좌는 받을 수가 없었다. 허탈한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오전, 일어나자마자 다시 부동산에 연락을 돌렸다. 그 중 한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시간은 오전 8시.


"마침 여기 방금 나온 매물이 있는데 보러 오실래요?"


아무런 기대감 없이 해당 매물을 보기 위해 부동산과 약속을 잡았다. 해당 매물을 실제로 보니, 어제밤까지 계좌를 주지 않았던 5층 매물보다도 훨씬 좋았다. 층수도 더 높았고, 깨끗했다. 집을 둘러본지 5분만에 매수를 결정했다. 부동산 소장님은 당황한 눈치였다. 사실 해당 매물은 다른 부동산 소장님이 자기 손님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남겨두었던 것이기 때문이었다. 서른 살 투자자가 잠깐 매물만 구경하고 돌아갈 줄 알았는데, 5분만에 매수 결정을 해버리니 당황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미 해당 지역과 아파트 단지에 대한 모든 스터디가 완료되어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나의 첫 아파트 매수 결정은 집을 둘러본지 5분만에 이뤄졌다. 그 때 머릿 속을 스쳤던 생각은 한 가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5분만에 매수 결정을 하고나서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와중에 투자자 그룹을 마주쳤다. 오전 9시 즈음이었다. 해당 투자자들은 오전 9시도 이르다고 생각하며, 여유롭게 해당 매물을 둘러보고 매수를 진행하려고 했을 것이다.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당시의 풍경을 잊을 수가 없다.


상승장에서 원하는 부동산 매물을 얻으며 느낀바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준비가 되어있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부동산 상승장에서 마음에 딱드는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 또한 상당한 난이도가 따른다. 다른 투자자보다 더 빠르게 움직여야하고, 이미 실행할 수 있는 투자금 또한 갖춰두어야한다. 완벽한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둘째, 기회는 계속해서 생긴다.

당시 김포 지역처럼 특징 지역의 부동산이 너무 폭등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잠시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영원한 상승도 하락도 없다. 다른 투자처를 공부하거나, 기다리면서 다음 기회를 노려보는 것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투자 성과

2020년 하반기 당시 김포신도시 a아파트는 자기자본 (3천만원) + 영끌신용대출 = 1억 2천만원 정도 투입을 했어야 하며, 현재 기준으로 수익률은 약 0-10% 정도다.


반면 이후 매수한 강원의 b아파트는 자기자본 (3천만원)만으로 투자가 가능했다. 심지어 해당 지역의 가장 좋은 지역의 대장급 아파트를 매수했고, 수익률은 2022년 하반기 현재까지 약 250%를 상회하는 성과를 보여주고있다. 돌이켜보면, 당시 폭등하던 수도권 부동산을 피해 지방 아파트를 투자하면서 자산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또한 영끌매매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 놓고 다른 투자처를 살펴볼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직장보다 내 집 한채'


당시 필자가 느꼈던 감정이다. 단순한 자산 증감 여부를 떠나서, 대한민국에서 내 집 마련의 의미는 특별하다. 이 땅에 태어나서 어차피 자본주의 세상을 살아가야한다면.. 노동소득이 절대로 자본소득 상승분을 따라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면, 해답은 간단하다. 열심히 벌어서 땅에다 묻는(핵심지 부동산을 매입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다.


투자 인사이트

처음부터 서울 강남과 같은 A급지에 갈 수 없다면, 소액의 자본으로 지방의 핵심지 대장급 아파트를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필자가 투자했던 2020년 시장상황과 글을 쓰는 현재 2022년 하반기의 시장환경은 다르다. 부동산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면서 정부의 규제완화 기조 또한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지방 부동산 투자로 얻은 인사이트는 여전히 유효하다.


첫째, 지방 부동산에 대한 편견을 없애자

당시 강원에 부동산 투자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변 모두가 반대했다. 그러나 해당 지역은 수도권과 반대의 상황에 놓여있었다. 2020년이 상승 사이클 초입이였기 때문에, 소액의 종잣돈으로도 해당 지역의 가장 좋은 동네 그리고 아파트를 고를 수 있었다. 모두가 서울, 수도권 혹은 다른 지역의 부동산만 쳐다볼 때 의외로 다른 지역에서 기회가 생길 수 있다.

20221023012428.png 아파트 매입시점 (화살표)



둘째, 결국 수요와 공급이다

부동산 시장에는 주식 시장과 달리 공매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은 투자시 매우 유효한 지표가 된다. 예를들어 특정 지역의 부동산이 5년간 상승을 했다면, 이후 5년간은 하락할 확률이 높다. 그 이유는 부동산 상승장에서 대체로 신규주택 분양과 착공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상승장이 가파를수록, 추후 해당 공급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상승장이 길어질수록 이후 하락장 또한 길어질 확률이 높은 것이다.


부동산 하락장에는 집을 사려는 수요보다 전월세로 거주하려는 수요가 높아 오히려 전월세 가격이 오르는 현상도 발생하기도 한다. 전세가가 하방을 받쳐주기 때문에 침체장에서도 장기간 횡보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아파트가 10년, 20년 전 가격으로 추락하는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물론 특정 지역경제가 완전히 무너져버린다면 다른 상황이 펼쳐지겠지만 말이다. 실제로 2009년 - 2014년까지 서울수도권 부동산 침체장에 오히려 창원과 거제 부동산은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방 부동산은 특히 수요와 공급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방 부동산'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부동산 시장의 수요와 공급 관점에서 접근하면 매력적인 투자처일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아파트를 매수하자.

중요한 것은 필자는 해당 지역의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동네의 아파트를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내가 소액의 종잣돈으로 지방 부동산 투자처를 검토하더라도 가장 좋은 동네의 대장, 준대장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는지' 잘 따져보아야 한다. 이는 투자처 검토시에 단순히 무갭(매매가-전세가의 차이가 '0')에 중점을 두면 안된다는 것과도 그 맥락을 같이한다. 실수요자가 선호하지 않는 아파트를 매수할 경우, 추후 전세를 셋팅하거나 매도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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