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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이 Jan 30. 2024

가면을 쓰는 미국

비교는 하지만 좋은 사람인 것처럼 증명하기만 하는 미국인들


비교 문화가 있어 경쟁하게 되고 그로 인한 피로감을 느낀 현대사회에서는 덜해도 되는 곳을 가끔 찾게 된다. 한 번씩 여행을 가는 것도 지루하고 피곤한 일상에서 온전한 자신만의 즐거움으로 시간을 채워 힐링도 하고 재충전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비교문화는 어디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오히려 더 철저히 비교가 이루어지는 곳이 미국과 같은 서양권이라는 걸 말해주고 싶었다.


겉으로는 그들은 너를 존중하며 너만 잘하면 된다. 다른 이들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며, 비교는 나쁜 것이므로 너 자신을 위하며 살도록 하라는 격려의 말도 서슴지 않게 미국 사람들은 자주 말해줍니다.


이 말의 진정한 뜻은 비교를 당하든 뭐든 《네가 알아서 해》 이 맥락과 비슷하다.


미국 사람들의 친절한 말과 보이는 격려의 말에 비교가 쟁쟁하고 비판도 꽤 받아온 한국인으로서 사실 처음에는 달콤했다. 하지만 자신을 끊임없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사회라고 말한 지난 글에 이어 이 증명의 과정에는 다소 많은 사람들이 [가면]을 쓰는 일도 허다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자기가 좋은 사람인지 증명하려면 좋은 사람인 것처럼 행동과 말도 하게 된다. 그렇게 척이라도 하다 보면 습관이 되고 또 성장이 될 수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미국에서의 이 좋은 사람인 것처럼 보이지기 위해 본심을 말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이 [가면을 쓰는 미국]은 흔하디 흔한 것이다. 이에 거절할 수 있는 말도 괜히 돌려 말하기도 하고 상대하기 귀찮은 일에 하고 싶지 않다는 말도 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에 반면, [누군가를 위해서 자신은 이 일을 포기해야만 하는 사람인 것처럼] 상황을 몰아가기도 하며, 그 속에서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 피해를 떠넘기는 것임에도 그저 [대의를 위해 나는 하지 않습니다]를 끝까지 표현하는 미국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흔히 미국에서 자주 일어나는 마약문제도 철저하게 관리하고 엄격히 지금이라도 해야 하는데 손 놓고 있으면서 그저 말로는 마약 해결이라는 문구를 쓰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영양제 같은 것도 흔히 동네 인증되지 않은 곳에서도 만들 수가 있어서 어디서 만든 건지, 어느 회사인지 이와 같은 '증명'이 제대로 되지 않았으면서도 증명이 된 것처럼! 표기를 하여 시중에 판매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누구나 어느 정도 가면은 쓰고 살지만 이런 게 반복되고 늘 있는 곳에서 비교라는 문화는 당연히 존재하지만 없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모든 미국인들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대체로 그런 환경에 있는 미국인들의 성향을 잘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은 원하는 것이 아니면 하지 않고 제대로 책임 질 생각도 없으면서 그럼에도 죄책감은 조금 있긴 하지만 자신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합리화를 하며 살아가기 십상인 곳에서 자신의 중요한 도덕 가치를 지켜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미국인들의 뒷담 하는 내용을 보면 어마무시하게 적나라하고 살벌하다. 누가 뭐 어떻고 하는 정도를 떠나서 미국에서는 한국처럼 사이버에서 일어나는 악플 대처하는 방안도 아직까지는 없으며, 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에 준하는 사람의 행동이 아니면 의아해하며 비난도 하는데 그 비난을 은근 젠틀한 척 누군가를 위한 조언인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나에게도 미국 처음에 도착하고 한 2개월 정도 일했던 곳이 있었는데 멘토 하는 역할이었다. 꾸준히 2개월에서 반 정도 되는 기간 동안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고 3개월 차가 되려던 시기에 매니저의 친한 사람이 이 일을 하고 싶어 했는데 이미 내가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 거슬렸던 모양이다. 그러면 매니저가 자기 아는 사람도 이 일을 하고 싶어 하는데 나에게 시간을 조율 좀 해볼 수 있냐는 말을 하면 되는 데!


괜히 그 매니저는 나에게


네가 일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다른 미국애들이 같이 급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더라.. 네가 일을 잘하는 것은 너무 마음에 들어 하지만 너무 빠르고 뭔가 조화가 아닌 것 같아서 시간을 좀 줄여서 다른 미국애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좀 봐보렴!


이런 말을 하더이다. 정말 내가 일 잘하고 빨리 신속 정확히 하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유가


처음에 내가 이 일을 배울 때 3일 만에 익히길 바라며 실수가 없이 잘 해내면 좋겠다는 언질을 매니저가 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력했고 나에게 해당된 업무들을 잘하기 위해 익히고 또 익혀서 이틀 만에 상황 파악을 할 수 있었고 곧바로 일하는데 아무 지장 없는 나를 보며 이 매니저는 대단하다며 너 같은 일 잘하는 사람이 너무 필요했다며 앞으로 새로 들어오는 애들은 네가 교육시키라는 말까지 했던 사람이다.


그 사람이 일 속도가 빠른 걸 트집 잡아서 시간 조율을 하자는 게 말이 되는가?

나는 일 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 감사했고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서 내가 일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해도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었고, 나는 이곳에서 아무리 내가 일 잘한다 해도 미국인이 아닌 한국인으로 외국인에게 더 잘해줄 것이란 기대도 안 하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굳이 나의 일 속도에 뭐라 하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비교 문화가 없는 거라면! 다른 애들이 일이 느리니까 조화가 안 맞니뭐니 하는 말 자체를 하면 안 된다.


나는 그 매니저의 의도를 눈치챘고 그냥 시간 조율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편히 얘기하셔도 된다고 했고 조율이 힘들어지면 난 그만둬도 괜찮다고 이야기를 해버렸다.


그러나 매니저는 그만두라는 말이 아닌데 왜 그만두라는 말이 나오느냐, 그 말을 한 너 때문에 상당히 당황스럽다. 네가 그만둔다는 말을 할 줄은 몰랐는데 그 말에 책임졌으면 좋겠다. 그러나 다음에 또 나와 일을 하고 싶다면 언제든 다시 와도 된단다.


나는 이렇게 매니저가 말을 돌리고 끝까지 본인은 의도한 것이 아닌 것처럼 하는 게 이해가 되지를 않았다


그냥 사실대로 말해주면 되는 걸 시간 조율만 같이 하자 이렇게 말하면 되는 걸! 그렇게 직구로 말해버리면 뭔가 매니저 본인은 나쁜 사람 되는 것 같으니까 좋은 사람인 걸로는 보여야 하고.. 애매하던 찰나에 자신이 해고한 것도 아니고 이 학생이 먼저 그만둔다는 말을 한 것에 응답해 준 것뿐으로 이 매니저는 그렇게 본인을 합리화해 버렸다.


이건 내가 겪은 일화 중 하나이다. 나만 겪은 것이 아니라 많은 미국인들이 이런 식으로 본인은 좋은 사람인 것처럼 포장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한다.


물론 나는 다시는 그 매니저랑은 일 안 했다.


미국 사람들이 특유 친절한 척하며 그 안에 움켜쥔 이기심이 바로 이런 것이다.


나는 미국을 싫어하지 않는다. 미국으로 인해 한국 국가적으로 본다면 서로 상호작용하고 도움도 받고 하는 입장에서 미국을 본다면 호감이고 당연히 좋은 점들도 분명하다. 또한 미국에서 지내며 좋은 사람도 많이 봤고 고마운 순간도 많다.


그러나 개개인의 미국인들과의 소통하는 관계에서 생기는 이런 일화들은 현실 그 자체이다.

사실 해외에서 유학하거나 살고 있는 사람들은 본인이 거주하거나 경험한 해외에 대한 실상을 이야기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진 않는 일이 주변에도 상당수 존재한다.


본인이 다녀온 곳이 좋게 보임으로 인해서 본인의 평가도 조금 더 좋게 보일 것이라는 마음이 없지 않아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공부한 미국은 내 커리어를 위한 곳이지

자신이 굳이 미국에 대해 미화시켜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디에 있든 내가 보고 배운 것, 내가 느낀 것은 나의 경험이자 내 체험이다.


나는 이런 실상을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으로 새 출발을 하고 싶은 분들을 비롯해 미국 이민이나 유학을 가서도 한인들하고만 지내는 사람들에 대한 비난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미국인들의 특유 젠틀해 보이는 가면의 속내를 쉽게 사람들이 인식하기엔 처음엔 거의 불가능하다.


당해보고 나서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을 때 이런 거였구나를 알게 된다.


그런 경험이 쌓이다 보면 미국인들이 서로 불신하는 이유를 알게 되고 나 역시도 온전히 내가 믿고 잘 지낼 수 있는 내 주변 미국인들은 수차례 걸러서 나와 함께 속마음을 솔직하게 거짓 없이 말하며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인간관계를 만들기까지 꽤나 쓴 경험을 많이 했었다.


가면을 쓴 미국..


가스라이팅이란 말의 현실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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