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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를 하다가 눈물이 난다면

야로우 아로마 - 부장가아사나

by 요가언니


깊은 후굴 후에 울음을 터뜨리는 숙련된 수련자들을 본 적이 있다. 직접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눈물이 아사나가 마음대로 안 되어서나, 몸이 아파서가 아니란 것쯤은 짐작할 수 있다.


문요한은 <이제 몸을 챙깁니다>에서 감정은 기본적으로 몸의 경험이라고 말했다. 감각의 변화 양상에 따라 이름을 붙인 것이 감정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심리치유는 언어만큼이나 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깊은 상처는 몸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몸이 기억하고 있는 상처의 감정을 감각으로서 경험하여 마음을 조절할 수 있다. 호흡이나 근육이완이 그렇다.


몸이 깨어나면 감각의 변화와 감정의 움직임을 더 풍부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서 요가 수업 시간에 “가슴을 깨워내세요.” “허벅지 뒷면을 깨워내세요”라는 선생님의 큐잉을 좋아한다. 요가를 통해 깨어나고 깨달음을 얻는 상상을 한다.


반면 상실은 육체적, 감정적 무감각을 초래한다. 이때 관여하는 것이 제4의 차크라, 심장 차크라라고도 하는 아나하타 차크라인데,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맞닥뜨리면 심장 차크라는 스스로 벽을 쳐서 흐름과 소통을 끊고 공허함만 남긴다. 이를 심장 차크라에 풍(風) 요소가 지나친 상태라고 부른다. 슬픈 일을 겪었을 때 가슴이 텅 빈 느낌을 생각해보면 된다. 그 결핍을 보충하기 위해 다소 비인격적으로 타인을 대하거나 냉정함이나 무관심으로 일괄하기도 한다.


아나하타 차크라는 에너지 센터에 위치해서 육체적, 물질적 영역과 정신적, 영적 영역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즉, 상위의 차크라들을 아래로 내려 물질적으로 나타나게 하는 동시에 하위 차크라들의 단단한 에너지를 끌어올려 사고, 영감으로 나타나도록 한다. 낮은 세 개의 차크라와 높은 세 개의 차크라가 겹쳐있는 육각형 모양의 차크라 그림은 이를 잘 표현하고 있다.


심장 차크라의 에너지가 잘 흐른다면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를 판단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도 그대로 수용한다. 그렇게 나를 사랑할 수 있다면, 이 사랑은 외부로 향해 다른 사람도 사랑하게 할 수 있다. 그렇게 다른 사람을 화해, 치유, 결합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아나하타 차크라의 힘이다.


다른 사람에게 잘 접근하고, 공감하고 조화를 이룬다는 것은 결국 접촉에 열려있다는 뜻이다. 접촉을 하고 싶은 마음은 심장, 아나하타 차크라에서 시작되니, 활짝 열린 가슴 차크라는 곧 신성한 사랑의 통로가 된다.

심장 차크라에는 어쩐지 아름다운 꽃의 아로마가 어울린다. 로즈는 슬픔에 잠겨있을 때 부드럽게 상처를 달래주고 치유해주고 안도감 준다. 동시에 관능적인 면을 자극하여 사랑으로 변형시키기도 한다. 오렌지 꽃인 네롤리는 감정적으로 지친 사람을 북돋고 마음과 생각 사이의 약해진 연결을 강화시켜준다. 떠올리기만 해도 향기가 느껴지는 듯한 자스민은 상위와 하위 차크라들이 에너지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한다.


야로우 에센셜오일은 국화과의 흰 꽃에서 추출하지만 카모마일 저먼 에센셜 오일처럼 푸른 빛을 내는 오일이 추출된다. 앞의 꽃들과 마찬가지로 감정적으로 가슴에 깊은 상처를 받았을 때, 분노와 슬픔을 풀어주고 치유하는 효과가 있기도 하지만, 에스트로젠과 비슷한 호르몬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서 여성 생식기관의 기능을 바로잡아 주거나 폐경기 균형화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예상했겠지만, 심장 차크라를 여는데 도움이 되는 자세는 다누라아사나나 우스타라아사나, 부장가아사나 같이 가슴을 활짝 여는 자세이다.


하타요가에서 부장가아사나를 몇 분간 유지할 때가 있다. 한 연구에서, 부장가아사나를 몇 분간 유지하게 한 후 호르몬의 변화를 관찰하니 안티 스트레스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감소했다고 한다. 하타요가에서 강조하는 유지의 힘이기도 하고, 아나하타 차크라를 잘 열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아나하타 차크라의 메시지를 기억하며 부장가사나에서 무릎을 접어본다. 라자 부장가사나를 하고 싶은데, 얼마나 더 가야 발바닥이 정수리에 닿을지 감이 오지 않는다. 선생님의 핸즈온 없이 혼자서는 안 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인다. 조급하지 않다. 다시 요가원에 갈 수 있고 선생님을 만날 수 있으면 할 수 있을테니까.





매주 월요일에 만나요


글: 에디 (http://instagram.com/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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