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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저 Mar 16. 2023

9am. 출근 지하철에서

지하철에서 알차게 시간 보내기

9am.

집을 나선다. 우리 회사는 유연근무제라서 오전 8시 출근, 9시 출근, 10시 출근 중에 고를 수 있다. 8시 출근하면 오후 5시 퇴근하고 10시 출근하면 오후 7시에 퇴근한다. 


주로 오전 10시에 출근한다. 지하철에 사람도 적고, 아침잠을 사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다음은 8시. 8시 출근을 위해서는 아침 7시에 지하철을 타야 하는데, 이때가 아침 9시보다 사람이 더 많다. 오전 8시는 지하철이 너무 빽빽하게 차있어서 좋아하지 않는다. 


뉴스레터 읽기

재택도 자유로운 편이라서 몸이 좋지 않거나 화상회의가 많은 날은 재택을 한다. 오늘은 사무실에 가는 날. 지하철을 타고 약 40분이 걸린다. 아침 지하철에서는 루틴이 있다. 우선 메일함을 열어서 다른 회사 뉴스레터를 본다. 어떻게 보면 경쟁사인 다른 뉴스레터들. 그렇지만 이렇게 생각하기보다는 같이 성장해서 뉴스레터 자체의 시장이 커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새롭게 나온 뉴스레터는 틈틈이 찾아서 꼭 구독해보려고 한다. 요즘에는 기업에서도 홍보용으로 뉴스레터를 활용하고, 개인이 사이드잡이나 취미용으로 뉴스레터를 많이 만든다. 주제도 다양하고, 통통 튀는 유니크한 뉴스레터도 많다. 


하나하나 구독하다 보면 매일 엄청나게 많은 뉴스레터를 받게 되는데. 메일함은 주기적으로 정리하면서 읽지 않는 메일을 수신 거부한다. 나도 뉴스레터 회사에서 일하는지라 수신 거부를 할 때마다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렇지만, 읽지 않는 메일을 삭제하거나 줄이면 서버 전력 낭비가 덜 된다는 기사를 읽은 후로는 최대한 메일함도 정리하고 미니멀하게 관리하려는 중이다. 


다른 뉴스레터를 훑어보다 보면 제목의 중요함을 다시금 느낀다. 눈에 확 띄는 제목에 손이 가기 마련인데. 그래도 제목이 다가 아니다. 제목은 확 눈길을 끌지 않더라도 탄탄한 내용이 보장된 뉴스레터는 항상 열어보게 된다. 이렇게 다른 뉴스레터를 읽다 보면 내 일에 도움이 되는 건 물론이고,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뉴스레터를 제작하는 쪽에 있지만, 이렇게 읽는 구독자이기도 한데. 이럴 때는 간혹 가다 '어떻게 하면 뉴스레터를 100%' 활용해서 읽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든다. 최고의 방법은 뉴스레터를 읽고 그 내용에 관련된 기사를 찾아본다거나, 나만의 시각을 녹여내서 블로그 포스팅을 올리는 것이다. 


블로그 포스팅이 좋은 건 알지만, 매일 하기에 시간 부담이 되기도 한다. 이럴 때 나는 도움이 되는 기사를 캡처해서 사진첩의 한 부분에 아카이빙해 놓는다. 시간이 있다면 사진에 해쉬태그를 넣어서 다음에 찾기 쉽게 해놓기도 한다. 


포털기사 보기

뉴스레터를 읽고 나서는 포털에 있는 기사를 본다. 기사는 읽는다기 보다 보는데, 제목을 쭉 훑으면서 우리 구독자는 어떤 기사에 관심이 있을지 생각한다. 내 업무는 기사 큐레이팅은 포함하지 않는데, 아침에 기사를 쭉 보면서 우리 뉴스레터에 어떤 기사가 뽑혀올지 예상한다. 가끔은 예상이 맞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많지만. 그럴 때는 왜 내가 뽑은 기사가 아니라 이 기사가 들어가 있는 것일지를 생각한다. 


포털기사를 볼 때는 아주 조심해야 한다. 포털 웹사이트에는 아주 많은 함정이 놓여있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제목으로 눈길을 끄는 기사나 재밌어 보이는 광고, 그리고 가십을 담은 여러 포스팅까지. 잠깐 정신을 놓으면 어느새 웃짤과 자극적인 기사 사이에서 허우적거리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포털기사는 '경제' 섹션을 위주로 보고, 포털 창에 머무르는 시간은 최대한 줄이려고 한다. 


잠깐 눈 붙이기

뉴스레터를 읽고, 경제 뉴스까지 훑어보면 이제 사무실 지하철역의 몇 정거장 전이다. 이때는 스마트폰을 끄고 눈을 감는다. 사무실 주변에서는 높은 확률로, 지하철 자리에 앉을 수 있다. 지하철에서 내내 스마트폰 스크린을 보고 있었고, 하루 종일 모니터를 볼 예정이기 때문에 잠깐 동안만이라도 눈에게 휴식을 주려는 것이다. 


눈을 감고는 최대한 숨을 깊게 내쉬려고 한다. 아주 간결한 버전의 명상을 하는 건데. 정해놓은 문구나, 명상 루틴은 없지만, 최대한 마음의 파장을 잔잔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작은 일에 성내지 않고, 예민한 마음을 조금 다스리고. 마음 가짐을 단단히 하기 위해 깊게 심호흡을 한다.


내려야 할 지하철역 안내 문구를 들으면 눈을 뜬다. 출근하기 위해 지하철에서 내릴 때 내 마음은 은근히 평안하다. 뭐랄까, 극도의 긴장도 없고 루틴이 되어버린 출근이 그렇게 괴롭지도 않다. 오히려 사무실에 가서 커피를 마실 생각에 조금 설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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