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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의 고요

드로잉- 알프스 마을

by 최민진

내려가는 피르스트 산길

산이 앞선다.

깎아지른 벽으로 다가서며

둥글게 솟아 둘러서며

닿을 듯 길을 열어준다.

하늘 언덕과 셋넷 모인 우체통

마을에 이른다.


고요와 평화의 대지

호빗골 샘(샘와이즈 갬지)은*

노래하며 먼 길을 나선다.

길도 모르는 길

시대의 어둠 속으로.

모닥불 피워 요리하고

맑은 햇빛에 기쁨 얻으며

절대반지에 닿고도

내 안의 소리에 기울인다.

버려진 땅 바위산에서

반짝이는 별 하나에 두려움 떨치고 나아간다.

작은 이들이 아득한 길을 간다.


창에 비추인 언덕의 붉은 지붕은

어디에 앉은 집일까.

이야기 남기고 멀어지는 알프스 마을.

인터라켄에서 몽트뢰로 기차가 달린다.


*<반지의 제왕> I, II, III: J.R.R. 톨킨,

씨앗을 뿌리는 사람 2015, 김번·김보원·이미애 옮김




(인터라켄에서 몽트뢰, 창밖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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