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li May 29. 2020

넷플릭스가 갓플릭스로 불리는 까닭

현재 동영상 플랫폼 시장은 두 업체가 양분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두 서비스 모두 OTT(Over The Top)입니다. 인터넷망을 통해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죠. 세계적으로는 유튜브가 대세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넷플릭스가 대세라는 카더라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점유율은 유튜브가 높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유튜브가 압도적이죠. 그런데 유튜브가 앞으로도 1인자의 자리를 계속 지켜낼 수 있을까요? 그건 장담할 수 없습니다.

     

넷플릭스는 최근 들어 갓플릭스, 甲플릭스로 불리며 무섭게 마니아층을 확장시켜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8년에는 시가총액 1000억 달러를 넘기며 월트 디즈니 컴퍼니를 뛰어 넘기도 했죠. 언젠가는 유튜브를 뛰어넘는 플랫폼이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물론, 유튜브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1인자 자리를 내어줄 것 같진 않지만요. 

   

Photo by Thibault Penin on Unsplash


앞으로 5년 뒤, 10년 뒤에 유튜브와 넷플릭스 중 어떤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이 패권을 잡게 될까요? 물론 그걸 예측하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라는 브랜드가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이유를 살펴본다면 그 속에 답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넷플릭스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취향저격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취향저격     


전문가들이 꼽는 넷플릭스의 최대 장점은 개인 맞춤형 알고리즘입니다. 고객들의 취향을 저격해서 다음 영상을 누를 수밖에 없게 만들죠. 그렇다면 넷플릭스에서는 어떤 데이터마이닝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을까요? 물론 사용하는 알고리즘은 영업비밀이기 때문에 넷플릭스에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아이템 기반 필터링과 사용자 기반 필터링을 사용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Photo by NeONBRAND on Unsplash


▶ 아이템 기반 필터링 (Item based filtering)


넷플릭스에 처음 회원 가입을 하게 되면 내가 좋아하는 영상 콘텐츠를 선택하게 됩니다. 빅데이터 입장에서는 아이템을 모으는 것이죠. 이 때 선택했던 콘텐츠들을 바탕으로 나의 취향을 파악하게 됩니다. 그래서 추천 영상에 내가 선택했던 영상들과 유사한 장르나 소재의 콘텐츠들이 추천되게 됩니다. 영화나 드라마뿐만이 아닙니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높은 품질의 다큐멘터리까지 추천됩니다. 추천 페이지에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나 드라마가 노출된다면 자연스럽게 눈이 가지 않을까요? 이게 바로 아이템 기반 필터링의 기본 원리입니다.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운 예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배우 최민식과 하정우가 출연했던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내가 선호하는 영화로 선택하게 되면 다음에는 어떤 영상들이 제게 추천되게 될까요? 『범죄와의 전쟁』과 비슷한 범죄, 드라마 장르의 영상들이 저에게 추천되겠죠? 이정재, 최민식, 황정민 배우가 출연했던 영화 『신세계』, 영국 조폭들의 이야기를 담은 『피키 블라인더스』와 같은 드라마들 말입니다. 물론 이때 추천되는 콘텐츠들이 꼭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새로운 작품에 한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개봉한지 오래된 영화일지라도 그동안 시청했던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인 내가 관심 있어 할법한 소재들을 노출시켜주는 것이죠. 이렇듯 넷플릭스에서는 내가 좋게 평가했던 아이템과 유사한 아이템을 추천하며 나의 취향을 저격합니다.

      

▶ 사용자 기반 필터링 (User based filtering)

     

사용자 기반 필터링은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봤던 콘텐츠들을 추천해주는 방식입니다. 예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A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나 『로마 위드 러브』와 같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입니다. 넷플릭스의 빅데이터는 A와 비슷한 종류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B라는 사람을 찾습니다. B는 『미드나잇 인 파리』와 같은 외화도 즐기지만 한국형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더 즐기는 편입니다. 배우 한효주가 주연을 맡았던 『쎄시봉』이나 『뷰티인사이드』, 임수정, 류승룡, 이선균 배우가 열연했던 『내 아내의 모든 것』, 인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맨틱 코미디 『김종욱 찾기』와 같은 영화들 말입니다. 


Photo by Charles Deluvio on Unsplash


A와 B의 취향이 완벽하게 일치할 수는 없지만 유사하다는 것을 알게 된 빅데이터는 A에게 B가 봤던 콘텐츠들을 추천합니다. 이게 바로 사용자 기반 필터링입니다. 사실 이 방법은 우리가 자주 들리는 인터넷 서점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서점 YES 24에 들어가서 살만한 책이 없는지를 둘러보다보면 하단 부분에 ‘이 책을 구입하신 분들이 함께 산 책’, ‘이 책을 구입하신 분들이 많이 산 책’의 목록들이 노출됩니다. 다들 한 번쯤 보신 적 있으시죠? 그런데 저는 이런 추천 책들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거 다 나한테 이미 있는 건데?”

  

넷플리스를 이용하는 고객들도 비슷하게 생각할 겁니다. “이거 다 이미 본 것들인데?” 이 말인 즉, 넷플릭스의 빅데이터가 제 취향을 완벽하게 분석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이렇듯 넷플릭스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초개인화 시스템을 통해 제가 관심 있어할만한 콘텐츠들만 쏙 뽑아내 저에게 보여줍니다.


   



나에게 맞는 콘텐츠


요즘에는 볼거리가 너무 많습니다. 볼게 넘쳐납니다. 보는 시간보다 뭘 봐야할지 고르는데 시간이 더 많이 들어갑니다. 한 번 골랐는데 보다보니 별로라서 다시 돌아가서 고민하는 경우도 부쩍 늘어났습니다. 콘텐츠 홍수 속에서 고객들이 느끼는 어려움이죠. 너무 많은 것보다는 차라리 부족한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고객들이 원하는 건 ‘많이’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하나’니까요.


Photo by Roberto Nickson on Unsplash

    

넷플릭스는 시청자들의 이런 마음을 읽었습니다. 뭘 봐야하는지 고민하지 않게 내가 좋아하는, 내 취향에 맞는 것들만 큐레이팅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올 즈음 고객들이 흥미롭게 생각할만한 다른 콘텐츠를 은근히 보여줍니다. 이렇게 우리는 넷플릭스 개미지옥에 빠집니다.

  

좋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내 취향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고객의 취향을 저격해야하는 게 아닐까요? 


넷플릭스처럼 말입니다.





Reference

예시와 함께 넷플릭스 추천엔진 이해하기 : 사용자 기반 필터링을 중심으로






이 글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좋아할만한 글

https://brunch.co.kr/@edoodt/59

https://brunch.co.kr/@edoodt/55

https://brunch.co.kr/@edoodt/46


매거진의 이전글 벗겨 놓으니 더 잘 팔리는 이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