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전장
빈 잔
피차 베풀어
사랑을 찾아가라
우리는 그렇게 말하며
서로의 손을 잡고
한 집으로 들어왔다
돈이 많으면
행복할 줄 알았고
많이 배우면
마음도 가득 찰 줄 알았다
그러나 어느 날
식탁 위의 밥은 식어 있었고
같은 방 안에서도
서로 다른 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는 사랑해서 만났지만
어느새
고독이 먼저 앉아 있었다
결혼이란
서로 돕는 배필이 되는 일이라 했지만
나는
완전한 남편을 찾았고
너는
모자람 없는 아내만을 기다렸다
육각형 남편을 찾고
팔각형 아내를 바라며
우리는 서로의
모서리만 만지다
손끝에 상처를 냈다
도우라 했거늘
우리는
완벽만을 찾고 있었다
바라기만 하면
허기가 남고
허기는
다툼이 되었다
그러나 어느 날
네가 먼저
내 빈 잔에 물을 따라주었다
나는 그제야
네 손에 들린 물을 보았다
우리는 오래
서로에게 물을 달라고만 했다
그런데
.
.
.
내 손에 들고 있던 것이...
바로...
그 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