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셈이

시소설 연재 01

by 정숙


딴 셈이

*육지에서 따로 떨어져 나간 섬, (만수동 주민의 방언)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렀을까, 눈가에 잔주름이 잡힌 초로의 모습으로 내가 다시 찾은 안면도의 여름은 그 시절 그 아름다운 추억의 여름은 분명 아니었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며 해수욕장 개발로 문명이 빚어내는 정체현상과 낮선 모습이 꿈만 같던 그 시절을 대변하기에는 너무나 역 부족이었다.


시인의 꼬리표를 달고 동료 시인들과 찾은 8월의 여름은 파도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이던 그 때, 그 여름은 결코 아니었다. 청록의 집(박목월 시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현대 정주영 회장이 헌사한 문학 연수원)에서 남쪽 바다를 바라보면 만수동은 어림잡아 십리는 되어 보였다.


수평선 위에 점 하나 찍어 놓은 듯 한 그 섬, 딴 셈이가 잔잔한 노을빛 바다에서 통통배와 함께 흔들리며 부서져 내리던 젊은 날의 파도가 바라보이는 만수동을 지척에 두고 빠듯한 일정 때문에 가볼 수는 없었다.


파도를 안고 바람으로 돌아와

노을에 타는 나의 어깨에

부서지는 작은 섬 하나


헐거워진 내 마음에 투망을 씌우면

끝없이 해일은 일고


낙조에 어리는 애잔한 수평선 너머

지난 날의 아픈 기억들이

뒤적이며 돌아눕는다


출렁이며 흔들리는 저 쪽배들처럼

거기, 그렇게 머무르고 있을

만수동 사람들


세월의 노를 저으며 어디론가 나도

출렁이고 흔들리며 흘러가리라.


옛추억 만수동을 그리며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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