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워야 할 것과 채워야 할 것 들
무엇을 해야 하나?
살아야 할 이유는 많은데,
그냥저냥 살았으니 앞날은 묻지도 않았건만
겁도 없이 자꾸 주어지는 시간들
허겁지겁 비우고 또 채워가는 걸
그것이 살아있다는 표시인 걸
알지만,
갑갑한 것은 싫고 무료한 것도 싫고
팽개치듯 무시하다가도
그래도 살아야 해
버릴 것은 버리고 채워가야 할
시간 시간들
추워서
찾아다녔습니다.
따뜻한 말과 웃는 얼굴과 밝은 미소와 사랑스러운 표정을
왜 스스로 따뜻하지 못하고 웃지 못하고 밝지 못하고 사랑스럽지 못한 지를,
묻지 않고서 또 찾아다녔습니다.
가다 못 가면 그만이지
살다 지치면 그만이지
울다 멈추면 그만이지
참말 핑계도 많았습니다.
하! 왜 그리도 힘이 들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걷고 걷고 또 걸었습니다.
삶이 이어지고 길은 엇갈리며
사람이 스쳐가고 방향이 헷갈리는데도
지쳐 쓰러지면 안 된다는 걸
아주 뒤늦게야 알았습니다.
할 말은 많아도 입이 열리지 않고
울분이 쏟아져도 뱉어 낼 줄 몰라
그러다가 그러다가 아프다고 소리쳤습니다. 아니,
그냥 쏟아져 나왔습니다. 못다 한 말들이
엉킨 실타래 뭉치처럼
복잡해서 엄청
아팠습니다.
풀어야 하는데
실마릴 찾지 못해
정말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제야 섰습니다.
나를 보았습니다.
핑계와 게으름과 탓과 불신을 보았으며
바깥으로 외형으로 쏠리는 눈을 발견했습니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어제의 나도 미래의 나도 아닌
지금
웃어야 한다는 것,
지금
느낌을 알아채는 것,
지금
아픔을 바라보는 것,
지금
멈추는 것,
그러다 다시 걷는 것
걷다가
걷다가 꽃을 보는 것
꽃 속에서 꽃의 말을 듣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