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영 Jun 26. 2020

밀고 당기는 인생사

인생 낚시, 참돔 최대 기록


지난 늦가을에 청사포에서 낚은 수십 마리의 참돔이

아직 기억에 생생하다.


마침 지금이 지난번과 수온이 거의 같은 때라

다대포에 선상낚시 가겠다는 약속을 하고

며칠간 작은 설렘으로 일상의 무료함을 달랬다.


다대포에서 배에 올라 채비를 단디 점검했다.

대물이 물었는데 거의 10초 만에 줄을 끊고 달아났다면서

릴의 드래그를 좀 풀어야 한다는 선장님의 조언을 듣고 정당히 밸브를 풀어 났다.


물 흐름이 바뀌어 선상 오른편에서 왼편으로 자리를 옮기고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묵직이 당기는 어신이 있어

날쌔게 낚싯대를 챘다.


놈이 낚시 바늘을 물고 달아나려고 힘을 쓰니

릴이 지지직거리며 뒷걸음치며 낚싯줄이 풀려  나갔다.

낚싯줄이 팽팽했다.

참돔이 힘을 쓰고  나도 마주 당겼더라면

낚싯줄은 장력을 이겨내지 못해서 끊어졌을 것이고

참돔은 달아나서 입술에 낚싯바늘이 꼽힌 체로

한 평생을 살아가야 했을 것이다.


마침 대물이 물어 릴이 힘을 받을 때를 대비하여

드래그를 느긋하게 풀어놓았고,

참돔이 잔뜩 용을 쓰다가 잠시 쉴 틈을 타서 내가 급히 릴을 감고,  

또 돔이 힘을 쓰면 내가 기다리고 그렇게 몇 번을  힘겨루기 하다가

마침내  선상 위로 끌어내고 보니 내 생애 참돔 기록을 남길 크기더라.


야호 환호하며 사진을 남기면서 은근히 7짜 조사가 될 수 있기를 기원했다.


낚시를 마치고 낚시점에 들려 크기를 쟀더니 68센티. 아쉬움이 가득.


줄 자로 크기를 재어주던 선장 사모님이

시메하고 나면 크기가 줄어드는 것이라며

돔을 잡은 즉시 선상에서 재더라면 70센티 되었을 거라고 위로했다.


그래. 이 정도면 대물이다.

내 생애 참돔 최대 기록.


이전 11화 함창, 오디 누에고치와 옛 추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