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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림 Jul 31. 2024

Epilogue-고군분투ing

예민한 종이 인간의 고군분투기 12



    이제 나는 나의 타고난 예민함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배웠고, 현재 매일 명상과 정해놓은 루틴을 반복하며 우울증을 떠나보냈다. 여전히 수행하듯이 갈고닦으며 하루하루 고군분투 중이지만 나의 삶은 2024년 여름을 기점으로 180도 변했다. 지난 세월 동안 들여다보지 못했던 나의 몸과 마음을 처음으로 마주했고 인생 2막을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쳐간다.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반려 고양이를 들일까 고민하다 이내 포기했던 이전의 나는 사라졌다. 나의 외로움을 채우는 존재가 아닌 내가 사랑을 주고 책임질 존재로써 예쁜 아이를 나의 곁에 맞이했다. 매일 아침 청소기를 돌리게 하고, 매일 저녁 설거지를 하게 만드는 아주 신기한 존재이다. 표정도 나와 비슷하고 성격도 나를 닮은 것 같아 나의 자아를 눈으로 보는 기분이 든다. 이 아이가 나처럼 다치지 않게 나를 보듬듯이 너를 보듬으련다.


    올해 봄과 여름을 지나는 짧지 않은 시간을 통해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인생의 목표가 다시 세워졌다는 점이다. 돈을 얼마를 벌고, 나의 필드에서 인정받고, 나를 채워줄 사람을 만나는 것과 같은 수많은 눈앞의 욕구에서 멀어졌다. 그 대신 나란 사람이 이 세상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내가 가진 공감능력과 직관은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아님에 소중함을 알고 마음의 빛을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다짐한다.


    이제 나는 어떤 것도 갈구하지 않으며 나를 괴롭히는 과거를 버리고 현재를 살며 나 자체로 나로서 존재한다. 그리고 이 행복감은 그 무엇보다 아름답다.



The end.






    지금까지 부족한 저의 글을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매주 빠지지 않고 이 글을 쓰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은 이 글을 함께 봐주신 여러분들을 통해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저는 세상 밖으로 나가려 합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아름다운 이야기를 나누러 오게 되길 바라며 연재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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