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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신 Sep 17. 2024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예전부터 나는 내 감정에 충실한 삶, 나를 보듬고 돌봐주는 삶을 살고 싶었다.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평생을 일하다 보니 나이가 들었다. 돈이 몸을 움직이게 하고, 의욕도 준 것은 사실이다. 삶의 많은 시간을 돈을 벌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했다.


번 돈을 쓰느라고 보낸 시간도 만만치 않다. 먹거리의 재료들을 사고, 먹거리를 만드느라 보낸 시간도 삶의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이 수고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것이다. 남아선호가 뿌리 깊은 가정에서 나고 자랐지만, 미토콘드리아 DNA는 오직 난자에만 있다는 사실을 잊은 적이 없다.

 

미토콘드리아는 인간의 생명을 담당하는 에너지 물질 ATP를 생성한다. 생명은 이 에너지로 인해 유지되는 것이다. 기초 과학적 지식이지만, 내가 기죽지 않고 고개를 들고 당당하게 돈을 번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세상으로 나가 돈을 벌며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를 버텼다.  나는 자식을 둔 어미였으며 우리 부부의 절반이었기 때문이다.


누구를 위해 살았다고 말하면 그 대상은 부담스러울 것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기 때문이다. 마음도 선물이라는 실물로 보여주어야 하는 시대이고, 편지로라도 수없이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문장으로 시각화해서 보여주어야 진심이라고 여겨지는 시대다.

 

나는 결혼하기 전이나 후에도 양쪽 집안의 어머니들이 자식을 위해 살았다는 말이 그렇게 부담스럽고 듣기 싫었다. 일부 내가 져야 할 노인 케어는 담감, 시간, 돈이 끝없이 드는 일이라서 그랬을 수도 있다. 더 깊은 마음의 본심에는 부모에서 받은 사랑의 깊이를 알 수 없어 도저히 갚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다.


그런 내게 무엇을 위해 사는가의 물음은 깊게 생각할 이유도 없다.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뜨거워지는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모두 결혼으로 내 곁을 떠났다. 몸이 떠나면서 마음의 일부는 여전히 빈 둥지에 남아있다. 내 마음의 일부가 담당할 몫이다.


내가 나를 위해 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부모, 남편, 아들과 딸을 위한 삶은 지나갔다. 나는 나를 위해 다. 내 감정에 충실한 삶, 나를 보듬고 돌봐주는 삶, 경제적 자유를 꼼꼼하게 누려도 되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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