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을 차릴까, 병원에 남을까
직업을 선택할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급여입니다. 약국과 병원에서 약사로 일할 경우, 수입과 근무 환경에는 큰 차이가 있어요.
개국약사의 경우 노력한 만큼 수입이 늘어요. 약국을 차린 친구들을 보면 직장인 시절보다 순수익이 2~3.5배 이상 증가하죠. 하지만 자영업이기에 운영이 쉽지 않을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폐업의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단순히 약을 조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원 관리, 도매상 및 병원과의 관계 유지 등 신경 써야 하는 일도 많아집니다.
주변 동기들이 하나둘씩 약국을 개국하며 직장인과는 차원이 다른 수입을 올리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자본을 축적하는 속도도 월급쟁이보다 훨씬 빠르죠. 직장생활이 힘들 때면 문득, '나도 언제쯤 내 약국을 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곤 합니다.
주변에는 약국을 오픈한 후 근무약사를 고용해 자신의 시간을 확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남편이 육아휴직을 하고 아내가 약국을 운영하는 친구도 있고, 부부약사인 경우 한쪽이 먼저 경험을 쌓은 후 다른 한쪽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제가 개국을 망설이는 이유는
1. 약국 운영이 내 적성에 맞을까?
직원 관리, 도매상 및 병원과의 관계 등 경영적인 요소들이 과연 나의 성향과 잘 맞을지 고민됩니다.
2. 초반 몇 년은 약국에 매여 있어야 한다.
약국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3. 가정과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까?
직장에서는 모르는 일이 있으면 커버해 주는 상사가 있고, 실수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있어요. 하지만 내 약국에서는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약국에 많은 에너지를 쏟으면 가정에 소홀해질 가능성이 있어요.
4. 육아 (가장 큰 이유입니다.)
아이들에게 엄마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 적어도 10년 동안은 엄마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싶습니다. 이 시기에 제가 일 때문에 너무 힘들면, 아이들에게 좋은 습관을 길러줘야 할 유년 시절에 공백이 생길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덜 힘들고,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곳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전에 약국에서 근무약사로 일한 경험이 있는데요. 작은 조직이다 보니 불필요한 절차 없이 유연한 업무 처리가 가능했지만, 단점도 있었습니다.
대체인력이 부족해 원하는 날에 휴가를 내기 어려움
휴게시간과 공간이 부족해 같은 8시간을 일해도 더 피로함
직원들과 하루 종일 붙어 지내며 스몰토크를 해야 하는 부담감
내향적인 성격인 저는 작은 조직에서 관계를 맺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반면, 현재 근무 중인 병원은(큰 조직) 혼밥이 가능하고, 부서 로테이션이 있어 불편한 동료와 계속 함께하지 않을 수 있으며, 휴가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요. 또한, 육아휴직 및 육아시간 같은 복지 혜택도 누릴 수 있어요.
페이약사로 파트타임 근무를 하며 육아를 하는 젊은 약사들도 많은데요. 근무약사의 경우 급여가 약국장의 재량에 따라 달라집니다. 약국장과 급여 협상을 해야 하고, 내가 약국장이 된다면 직원들에게 급여와 관련된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어요. 병원 같은 큰 조직에서는 급여가 매년 자동으로 인상되죠.
결국, 이런 모든 요소를 고려했을 때 현재 저의 상황에서는 병원 근무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모든 직업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내 삶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지, 어떤 환경이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드는지를 고려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가정과 육아에 집중할 수 있는 일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