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음 Feb 03. 2024

Dear. 친애하는 나의 국화

하늘 우체국

얼마나 많은 꽃들 뒤에 숨어야 당신께 들키지 않을까요. 꽃향기는 길 건너 달리는 차 안까지 흘러드는데.


봄이 오는 소리에도 내 사랑은 몸살만 앓을 듯합니다 여름이 오고 또다시 가을이 온들 다를까요. 당신의 미소만 보며 당신이 그리운 게 제 사랑인 걸요.


사시사철 볼 수 없다 해도 괜찮습니다. 이렇게 당신을 찾아 늘 헤매니깐요.


 사랑은 흔들리는 꽃봉오리에서 씨방이 터지는 모습을 기다리는 일과도 같습니다. 당신이 열매 맺는 순간을 위해 곁을 감싸 안는 겉 잎처럼요.


그러니 당신 힘차고 당당히 영글시길 바랍니다. 당신의 열매가 들판을 뒤덮고 바람에 날리고 새들이 옆산에 뿌린데도 상관없습니다.


그 모든 것들은 당신이 땅속부터 뿌리 한 줄기 한 줄기까지 힘차게 끌어올린 노력과 기세니깐요.


보이지 않는 뿌리부터 굳센 줄기까지.

동면하는 동안의 기다림까지 모두가 사랑입니다.


그러니 봄이 오고 가을이 오면 그대 환한 얼굴을 뵙기를 청합니다.


노랗고 하얗고 청순한 미소를~

매거진의 이전글 Dear. 사랑하는 아빠에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