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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Apr 10. 2024

매미의 충언

만담 해풍소


(잠자리)

언제라도 좋으니깐 난 너와 한 번만이라도 다정히 날아봤으면 좋겠어.


(나비)

무슨 소리야. 넌 벌레 따위나 먹는 천한 아이이고 난 꿀을 먹고 꽃가루를 옮기는 귀한 몸이야.

그런 가 어디 너 같은 곤충과...

아우 불쾌해..


(잠자리)

불쾌했다면 미안해. 난 너의 날개가 너무 아름다워서 그만.


(매미)

잠자리야 슬퍼말아라. 세상에 천하고 귀한 게 어디 있더냐? 네가 그 많은 벌레를 잡지 않는다면 꽃이면 농작물은 멀쩡한 듯싶냐?

그럼 꽃이 꿀은 어찌 만들어 ?

나는 땅속에서 7년을 살다 땅 위에서 2주를 살다 죽는다. 그래도 다시 흙에 영양분이 되고 새들에 먹이가 되니 죽후에도 이로운 일을 하는 게지.  그러니 세상에 필요 없는 생명이란 없고 더 귀하고 귀하지 않은 생명이란 없단 말이란다.


겉모습과 하는 일이 본성을 나타낸다면 그건 어불성설이. 나비 봐라. 꿀만 먹고 꽃가루만 옮길 줄 알지 다른 일은 못하지 않던?


(잠자리)

하지만 아저씨 나비는 아름답잖아요.


(매미)

아름다우면? 아름다움 힘이 되더냐? 힘이 있으면 위치가 높아진다든? 아님 상대의 위치가 낮아진다든? 아니지 않니, 잠자리야.

'너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거라.' 그 누구도 누구 위에 설 수는 없는 거란다. 설사 그게 나이 많은 나일지라도 말이다. 넌 너대로 가장 특별하단 걸 잊지 말라.


세상은 모두 같은 곳에서 출발해서 같은 곳으로 모이기 마련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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