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음 Apr 20. 2024

전자담배는 학교에서 펴야 제맛이지!

만담 해풍소

민중: 갖고 왔냐?


건우:당근이면 빠따지.


민중: 내놔봐.


선재: 학주한테 걸림 또 뺏기는데, 아, 맨날 돈이 얼마야.


민중: 후우~  맛이지.


건우:  신발, 또 뽈리스 아줌마들 오신다.


민중: 신경 . 어차피 우리 건들지도 못해.

빨리 피고 학주 부르기 전에 자.


선재: 아줌마들은 할 일이 저래 없나. 요구르트나 팔 것이지. 무슨 봉사야, 할 수 있는 것도 없으면서.


건우: 야 씨, 우리 엄마도 폴리스거든. 나 담배 피우는 거 잡는다고 신청했어. 할 일이 없어서가 아니고, 그게 꼰대들의 사랑이라나 뭐라나. 그런 거란다.


민중: 새끼. 지네 엄마 폴리스라고 욱하기는. 그래봤자. 밥 하는 아줌마들이지. 다 폈냐, 가자.


어머니 폴리스  1인: 학생들 여기서 뭐해요?


민중:  눈 없어요? 담배 폈잖아요. 보시다시피 들어가려는 중이고요. 아줌마.


어머니 폴리스  2인:

문자 보내기

(선생님 여기 분리수거함 컨테이너 뒤에서 세명의 학생이 전자담배 흡연 상황을 확인했습니다. 급히 오셔야 하겠습니다.)


답장

(바로 가겠습니다)


민중: 거기 뒤에 아줌마 학주한테 꼬발러?

우린 이제 갈 건데. 어쩌나, 아쉬워서.


선재:  가자. 얘들아.


어머니 폴리스  1인: 학생들 멈춰봐요. 학교 규칙을 위반했으니 선생님 뵙고 가요. 우리도 학교 안전을 위해 여기 있는 거고.


건우: 아줌마 우리가 누구 때렸어요? 학교가 안전하지 않게? 우리가 우리 돈으로 담배사서 피우는데 아줌마가 돈 보태줬어요? 아님 담배사 다 줬어요? 착하게 사는 학생들 괴롭혀 어머니 폭단 되지 마시고, 가던 길이나 가세요.

자꾸 짜증 나게 하지 마시고.


민중: 오, 쫌 찢는데 우리 껀우.


어머니 폴리스 2인: 괜찮으세요. 너무 놀라셨죠. 저기 좀 앉으실까요?


학생주임선생님: '헉헉'. 아이들은 이미 간 상태군요.

어머니들은 괜찮으신가요? 많이 놀라셨죠?


어머니 폴리스 2인: 네. 안내는 받았지만 직접 흡연 학생들을 대면하니 선도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네요. 학생들이 무섭게도 느껴지고요. 저 어머니는 지금 너무 놀라셔서 심장이 뛰시나 봐요.


학생주임선생님: 불행한 가정에 아이들은 난폭하고 영악합니다. 특히 청소년기가 되면 아이 같고 순한 면 사라지고 없죠. 상처는 폭력성으로 발현되고 선에는 무조건 반기를 들게 변해버립니다. 마치 공부라도 한 거처럼 일괄적으로 상대에게 상처가 되는 말만 골라서 니깐요.


그러니 교육 때도 말씀드렸듯이 이런 학생들을 만나면 한마디도 건네지 마세요. 그냥 저에게 문자만 보내 주세요.


어머니 폴리스 2인: 그래도 잡아놔야 누군지 아실 거 아니에요?


학생주임선생님: 이미 대충 다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 폴리스 1인: 그럼 저희가 도는 이유가 뭐죠?


학생주임선생님: 체벌이 목적이 아니라, 경고와 다른 학생들의 안전이 목적이지요. 흡연학생들의 횟수를 줄여서 모르고 지나가는 학생들이 놀라지 않도록 하는 거요. 그리고 불량학생들에게도 어른들이 늘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을 주는 일도 중요하고요. 거부할지라도 알고 있거든요. 잘하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요.


어머니 폴리스 2인: 그렇군요. 저희가 의식적으로만 할 일이 아니네요. 정말 뜻깊은 일을 하는 거였어요.


학생주임선생님: 문제 아이들 가슴은 사막과 같습니다. 사막에 이슬비 더 건조하게 만니다. 사막에 꽃을 피우는 건 아주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지요. 그 노력은 저희가 겠습니다.

걱정 마시고 저희에게 알려만 주세요. 이렇게 점심시간에 순찰 돌아주시는 것도 저희가 아이들에 좀 더 관심가질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시는 거라서 큰 도움이 됩니다.


어머니 폴리스 1인: 모든 아이들을 선도할 순 없잖아요. 그럼 선도되는 아이와 선도되지 않는 아이의 차이는 뭔가요. 선생님?


학생주임선생님: 확실하진 않지만 그런 거 아닐까요. 장마에 보면 웅덩이로 그치는 곳이 있고, 물길이 없었는데 물길을 터고 흐르는 곳이 있죠. 사람도 그렇지 싶습니다. 나의 한계보단 앞으로 흐르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요.


아이들의 미래를 지금 모습으로 단정 지을 순 없죠. 그저 웅덩이가 터져 물길을 만들 응원하는 수밖에요.





이전 03화 엄마 빵 먹고 싶어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