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놈 나쁜 놈 그리운 놈.
날 혼자 덩그러니 놔두고
떠난 날,
널 잊으려고 쉴 틈 없이
바쁘게 움직였어
산 정상까지 가며 땀 속에 너를 버리고
바다에 가서 모래처럼
너를 데려가라고 파도를 껴안고,
타본 적 없는 비행기를 타고
최대한 멀리 가서 널 놔두고 오려했어
이제는 괜찮아질 거야 되뇌면
그럴 때마다 우연찮게,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이름
회사에서 일하다가 뜬금없이 찾아오는
너와 같은 동 명 이 인.
무슨 장난 같은 우연인지 계속 네가 있어
의미부여를 하는 바보 같은 나
친구가 말해,
아무 일도 아니라고,
괜히 의미 두지 말라고,
알면서도 다시 무너져버려
처음부터 다시 리셋해야 돼
산정상도 가고, 바다도 가고,
비행기도 타야 되나
그리운 놈 나쁜 놈 미운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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