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자고 떠오른 것들을 진중하게, 죽자고 덤벼드는 것들을 가볍고 발칙하게~
그림을 그리는데 아이패드 팬슬보다 키보드를 더 많이 쓴다.
이미지 시안을 잡으려 AI에게 물어보기 위해 질문을 만들고 수정한다.
대부분 한방에 못 알아듣고 이상한 이미지를 생성한다.
쉽고 간결하고 구체적인 문장을 찾는 시간이
그림 그리기 어플을 열고 획을 긋는 시간보다 더 오래 걸리곤 한다.
이게 편리한 건지, 효율적인 건지 모르겠다.
코딩이나 영상을 업으로 삼지 못하니, AI를 다루는데 부딪히는 한계는 늘 열패감으로 치환된다.
언제부턴가 생존이나 목표를 이루며 목표 너머로 나아가기 위한 발버둥이 아니라 발장구나 다름없을 만큼 무미건조하다.
'접을 때가 되었나 보다.'
되돌아보면 꽤 치열했던 심심풀이가 아닌가!
손끝에 머물던 절실이 어깨를 너머 쇠골을 지나 명치를 울린다.
그리곤 길고 큰 한숨으로 토해져 나온다.
시원하기보단 오히려 더 입이 마른다.
게워내도 시원해지지 않은 이유가 원고를 만족할 만큼 채우지 못한 까닭이 아닌가!
조금 더 고민해 보기로 하자! 했는데, 괜히 진지충이 될까 걱정도 된다.
"발버둥"을 치고자 했던 초심은 무엇이었나!
웃자고 떠오른 것들을 진중하게, 죽자고 덤벼드는 것들을 가볍고 발칙하게~
소심하지만 한껏 삐뚤어져 보자고 한 '객기' 아니었나! 피식 웃음이 나온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끝도 버둥버둥.
아, 아등바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