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결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을 때, 삶은 외롭지 않다
나는 사회복지사로 일을 시작한 초창기에 동료란 그저 ‘함께 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을 나누고, 협의하고, 가끔은 고민을 털어놓는 정도의 관계 말이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되었습니다. 동료는 단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 삶을 비춰주는 거울이 될 수 있다는 것을요.
혼자서는 알지 못했던 나의 말투, 태도, 흔들림... 동료와 함께 있을 때 그 모든 것이 선명해집니다. 무심코 던진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기도 하고, 조용히 들어주는 한 사람이 나를 붙잡아주기도 하지요. 동료는 내가 나를 더 잘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존재이고, 때로는 내가 잊고 있던 나다움을 다시 일깨워주는 존재였습니다.
마르틴 부버는 “나는 너를 통해 내가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타자를 만나는 순간 우리는 고립된 자아에서 벗어나, 서로를 비추는 존재로 거듭납니다. 그 관계가 진실할수록, 우리는 더 깊이 자신을 보게 됩니다.
현장에서 만난 동료들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습니다. 말수가 적었지만 몸을 숙여 경청하던 동료는, ‘듣는다는 건 말보다 먼저 몸으로 표현되는 것’임을 알려주었습니다. 또 실수를 먼저 고백하며 웃던 동료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지요. 그 순간마다 나는 조금 더 부드럽고, 조금 더 사람다운 사회복지사가 되어갔습니다.
동료는 경쟁자가 아닙니다. 서로를 오래 응시할 수 있는 동행자입니다. 함께 걷는 길 위에서 우리는 서로를 닮아가기도 하고, 서로의 거울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서로를 놓아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나를 성장시키는 힘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다짐합니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동료가 되겠다고요. 함께 일하는 사람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 받아들이겠다고요.
당신이 지금 옆에 있는 동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오늘 한 번쯤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그 사람은 어쩌면, 당신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삶의 거울’일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