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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제연 Sep 04. 2024

나무 조직론(1) : 뿌리

관리자는 뿌리


용비어천가의 뿌리깊은 나무는 안정적으로 줄기와 가지, 잎을 지탱한다.

또한 깊이 내려 뻗은 뿌리는 가뭄에도 물과 무기양분을 끌어올려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이것은 뿌리 중에서 뿌리털이라 불리는 가느다란 뿌리가 담당한다.

땅속으로 곧게 뻗어 나간 굵은 본뿌리는 뿌리털을 퍼뜨리기 위한 것이며, 수분 또는 양분과는 무관하다.

뿌리 생장을 위한 생장점 그리고, 보호를 위한 단단한 껍질에 불과하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잔뿌리는 토양과 접촉면을 넓힘으로써 이 핵심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무가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깊은 뿌리보다 '넓은 뿌리'가 맞다.


전편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조직을 한그루 나무에 비유한다면 촤고관리자는 뿌리와 유사하다.

조직이 포지션닝할 위치를 잡고, 조직이 성장할 물과 양분 즉, 자원을 공급한다.

그리고  중간관리자와 실무자가 임무를 수행하도록 조직을 지탱한다.

최고관리자도 깊이 내려가는 것보다 넓게 그 리더십, 정보력을 펼치는 것이 조직의 성과에 유리한 것이다.

뿌리 : 팀장
줄기 : 과장
잎 : 신입사원


뿌리깊은 나무의 단점과 위기에 대해 생각해보자.

우선 그 효율성이다.

깊이 내려간 뿌리는 더 많은 에너지를 위로 끌어올리는 데 사용해야 한다.

내려가면 갈수록 그 많큼 더 올려야 한다.

또한 뿌리가 성장할 수록 더 많은 양분과 에너지를 뿌리가 사용해야 한다.

뿌리로 양분이 집중된 것이 고구마 같은 작물이며, 조직으로 치면 팀장 중심의 조직인 셈이다.


뿌리는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생산조직은 아니다.

생산활동은 무질서하게 보이며 금새 새것으로 교체되는 잎이 담당하고, 전체가 생존할 수 있도록 필수자원을 조달한다.

이 자원에 조달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에너지를 쓰는 것이 효율적이다.

생산적인 활동에 자원을 투여하는 것이 유리하다.



수 년에 걸쳐 자라는 나무엔 뿌리식물이 없는 걸 보면 조직의 이치도 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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