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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제연 Sep 01. 2024

1장. 바오밥 보다 맹글로브 처럼

<나무 조직론>

오늘부터 새로운 작품을 시작합니다.

현재까지는 '나무 조직론'이라고 붙여볼 생각입니다.

일 년에 하나씩 써보기로 했는데....

앞으로 10여 편에 걸쳐 써보려 합니다. 응원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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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석규 배우를 좋아한다.

어릴 적 '막동'이라 불렸고, 청년기에 '충녕대군'이라 불렸던 세종대왕 배역에 잘 어울린다(천문에서도).

그것 중 하나가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다.

12년 동안 매달렸다고 하는 한글을 만들어내고, 이것을 세상에 내놓는 에피소드에 관한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하고, 꽃이 좋아 열매가 많고...'로 시작하는 용비어천가의 바로 그 구절이다.


나도 한 때는 뿌리깊은 나무가 되기를 망했다.

같은 자리를 굿굿하게 지켜내는 거목.

그리고 김광석의 '나무'를 최애곡으로 삼은 적도 있었다.


나는 하늘을 찌를 때까지 자랄려고 하오 무성한 가지와 그늘을 펼려하오


뿌리깊은 나무는 깊은 곳으로 뿌리를 내려 가뭄에도 물을 줄기로 공급한다.

줄기는 물관을 통해 다시 위쪽으로, 수많은 잎 모두에게 물을 공급한다.

생각해 보면 나무는 조직의 그것과 닮았다.

기업의 조직을 거꾸로 뒤집어 놓으면 좋겠다.

뿌리는 최고관리자, 줄기는 중간관리자, 잎은 하위관리자(이하 실무자)로 대응된다.

최고관리자는 드넓은 시장의 어느 지점에 자리를 잡고(BM), 자원을 조달해서 전 조직으로 공급한다.


이 글은 오랜 글귀에서 처럼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깊은 나무가 조직에 비추어도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최고관리자가 더 깊고 깊은 곳까지 능력을 펼치는 조직, 혹은 줄기와 잎이 더욱 활기를 띠는 조직.


현대사회는 예측불가능한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뿌리는 저 깊은 땅속에 존재하여 변화를 감지할 수도 대응할 수도 없다.

아무리 뿌리가 깊어도 줄기와 잎으로 전해지는 이상기후에 고목은 시들어간다.

바람에 아니 밀리는 나무는 하루 아침에 뿌러지기도 한다(속리산 정이품송이 그랬다).


두 종류의 나무를 생각한다 -밥오밥과 맹글로브.

이것들을 조직에 비유한다면 둘 중 어느쪽이 번성할 수 있을까?

환경변화에 발빠르게 적응하고, 더불어 군집을 이루어 생태계를 이룬 경이로운 나무다.

그들은 땅속에 박혀있어야하는 뿌리조차 과격(?)하게 드러냄으로써 다들 불가능하다고 하던 물에서도 번창할 수 있었다.

그 조직은 같은 맹글로브 나무들 뿐 아니라 물고기, 곤충들 조차 불러모았다.

벌판에 혼자 덩그라니 선 바오밥이랑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기업도 맹글로브 처럼 상황과 필요에 따라 상식을 파괴함으로써 생태계를 창조하고, 상생해야 할 것이다.

최고 경영자가 자신을 던지고, 중간과 실무자를 신뢰할 수 있는 조직만이 가능하지 않을까?

바오밥이 아닌 맹글로브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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