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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제연 Sep 06. 2024

나무 조직론(3) : 잎

혼돈 속 생산조직 잎, 실무자

나무는 광합성을 통해 성장한다.

광합성은 얼핏 보기엔 보잘것 없는 잎의 역할이다.


뿌리 줄기와는 달리 잎은 계획/통제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무질서 한 듯 보이고, 크기도 색깔도 다 다르다.

서로 경쟁하는 듯이 보이기도, 공생하는 듯이 보이기도 한다.

일단 각기 사방으로 뻗어가는 녀석들은 아무 계획이 없다.

바람이 밀어내변 순응하고, 햇빛이 비치면 활짝 기지개를 편다. 

하지만, 이 무질서함은 많은 강점을 가진다.

누군가가 치밀하게 계획하고 지시한다 한들 이보다 낫을 거란 보장이 없다.

조직의 경영환경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을 계획하고 통제하는 것은 불가하다.

조직의 생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잎과 같은 전략이 최선인 건 아닐까?

중앙집중적이고 획일적 통제의  효율성 역설은 '총균쇠'에서도 중국의 사례에서 언급되었다.

안정적인 환경에선 분명이 효율적일 수 있으나, 외부 변화에 취약한 것이다.


잎은 뿌리와 줄기에 비해 연약하기 짝이 없다.

줄기처럼 단단한 표피도 없어 쉽게 상처받으며, 작은 물리력에도 떨어져 버린다.

또한 약하디 약한(?) 애벌레의 공격대상이 되기도 한다.

실무자, 신입사원은 약하기가 이와같다.

쉽게 상처받기도 하고, 심지어 탈락하기도, 외부 공격에 취약하다.

그러나, 변치않는 사실은 이들이 생산조직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조급하다고, 답답하다고 줄기와 뿌리가 광합성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생산적 조직은 뿌리가 강건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뿌리가 줄기를 잎을 자기생각 대로 움직이는 것은 다시 생각할 일이다.

줄기와 잎도 마찬가지.

자율성과 협력은 양립해야 한다.


현장 가까이서 생산을 담당하는 실무자의 주체성을 인정해주는 조직, 자신의 역할에 안간힘을 다하는 실무자를 지켜봐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자신의 눈엔 무질서하고 비효율적일 지도 모르지만, 상황이 바뀌면 혹은 이미 변한 지금의 상황엔 그게 정답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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