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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켈리랜드 Jun 10. 2020

나를 매일 달리게 만드는 방법

아주 소소하고 확실한 보상과 거래하기

매일 아침 10km (=6.2 miles) 달리기를 시작한 지 벌써 70일이 돼간다.

처음에 호기심에서 시작한 게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알찬 하루를 시작하고 싶어서, 건강한 몸매를 위해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 등등.. 왜 달려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수많은 좋은 이유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당연하고 지당한 대의(?)가 있어도, 매일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달리기와 같이 혼자 하는 운동일수록 져버리기 쉽다.


다양한 동기부여 방법이 처음에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매일 지속하기 위해서는, 즉각적이고, 달콤한 보상이 있어야 함을 알았다. 누구에게나 그런 것들이 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만약, 그것을 누가 빼앗는다면 (못하게 된다면) 매우 화가 날 것 같은 그 무엇 말이다. 예전 친구 중 한 명은 "무한 도전"이 그것이라 했고, 다른 친구는 "떡볶이를 못 먹는 것"이 가장 분노케 하는 일이라고 했다. 남들이 보기엔 다소 엉뚱할 수 있지만, 스스로에겐 진지하고, 하루하루를 지탱하는 힘이 되는 무언가가 있기 마련이다.


누구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 작고 소소하지만 나를 지탱하는 즐거운 힘이 되는 그 무엇 말이다.



나에겐 "모닝커피"가 그것이다.

모닝커피는 나의 하루를 시작하게 만드는 일종의 "의식 (ritual)" 같은 것이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절대 스킵할 수 없다. 그래서 스스로 규칙을 정했다. "아침에 달리고 난 후에만, 달달한 스타벅스 라테를 마실수 있다"라고 말이다. 대신, Venti 사이즈로, 심지어 soy milk (두유)를 추가해서 더욱 달달하게 마셔도 좋다는 규칙을 세웠다.


그렇게 정하고 나니, 놀랍게도 아침이 되면 벌떡 일어나 졌다;;

까짓 거 1시간 후다닥 달리고 나서, 커피 마시러 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서둘러 밖으로 나서게 됐다. 어떠한 주저함도 없다. 왜냐? 나는 커피를 마셔야 하기 때문이다. 달리기는 커피를 마시러 가는 하나의 통과 지점 같은 것이 돼버렸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매일 달리기를 하는 것이, 부담이 아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달리고 난 후, 스타벅스로 달려가는 발걸음은 가볍고 행복이 가득하다.

달달한 첫 한 모금이 주는 짜릿한 순간은, 심지어 경건하기까지 하다. 예전엔 날씨가 좋지 않으면, '오늘은 그냥 제끼자'라고 합리화할 텐데, 지금은 아니다. 비가 오면 오는 데로, 바람이 불면 부는 데로, 달리고 난 후 마시는 커피는 특유의 분위기와 풍부함을 안겨준다. 커피 한잔에 이렇게 줏대 없이 변할 줄이야 ㅋㅋ 사람이 이렇게 단순할 수 있을까 싶었다.

 

달리고 난 후 마시는 모닝 커피의 즐거움에 중독되버렸다


그렇게 하루하루 달리다 보니, 어느새 70일째 달리고 있다.

매일 달리기로 변화된 모습과 성취감, 활력은 보너스다. 덕분에 피부가 검게 그을려진 건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만약, 당신이 어떤 변화를 추구한다면, 큰 대의와 목표도 좋지만, 오늘 하루를 살아가게 할 즉각적인 보상을 만들어볼 것을 권한다. 아주 소소하고 확실한 보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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