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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서영 Jun 12. 2024

진달래



<  진달래  >





할머니와 이모와

언니, 동무들과

진달래꽃 뜯으러 산에 갔었지


펼쳐진 분홍색 바닷속으로

헤엄쳐 다니며

여릿한 꽃잎 뜯어


한 잎은 입에 넣고

한 잎은 바구니에 담고

한 잎은 머리에 꽂고


동무들과 요정 이름 부르면서

덩달아 요정 되고


할머니는 노을 오시는 발자국 소리

어찌 들으실까


검은 저녁 전등 불빛에

진달래 술 담은 항아리

땅속에 묻으며

어른들은 입맛 다시고


곯아떨어진 잠

산에 두고 온 메아리 소리

꿈속에서 듣는다









-[그래도 인생은]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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