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달래 >
할머니와 이모와
언니, 동무들과
진달래꽃 뜯으러 산에 갔었지
펼쳐진 분홍색 바닷속으로
헤엄쳐 다니며
여릿한 꽃잎 뜯어
한 잎은 입에 넣고
한 잎은 바구니에 담고
한 잎은 머리에 꽂고
동무들과 요정 이름 부르면서
덩달아 요정 되고
할머니는 노을 오시는 발자국 소리
어찌 들으실까
검은 저녁 전등 불빛에
진달래 술 담은 항아리
땅속에 묻으며
어른들은 입맛 다시고
곯아떨어진 잠
산에 두고 온 메아리 소리
꿈속에서 듣는다
-[그래도 인생은]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