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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Jan 12. 2020

3. 서핑을 좋아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20대 때는 많이 해보고, 점차 그 깊이가 깊어지면 좋겠어요. 




원래부터 제가 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어릴 때 수영을 배워서 수영도 곧잘 하지만, 운동을 선택할 때 수영이라는 운동은 배제했어요. 그 이유는 물은 좋아하지만, ‘차가운 물에 들어가는 것’은 즐기지 않기 때문이에요. 저는 몸이 차서, 추워도 잘 타고, 차가운 물도 잘 못 마시는 그런 사람이라, 수영을 하기에는 맞지 않는 사람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가운 물에서 하는 서핑을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2019년 여름에 탁구 같이 치던 오빠들과 남양주에 위치하고 있는 실내 서핑장에 갔습니다. 운전해서 가는 내내 설레였어요! 너무 재미있을 것 같고, 제가 멋지게 서핑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갔죠. 


서핑장에 도착하니 강습을 받는 사람들이 보였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그들이 뭘 배우나 구경했어요. 서핑 초보자가 처음에 배우는 것은 바로 안전하게 넘어지는 방법이에요. 서핑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넘어질 수 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안전하게 넘어지는 방법을 배우는 거에요. 서퍼들에게 머리를 안전하게 보호하게 한 후, 강사님은 일부러 넘어뜨려요. 그러면 그 물살에 휩쓸려 저 멀리 떠내려 가요. 


다른 사람들이 넘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살짝 겁이 났지만 그래도 거쳐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저도 줄을 서서 한 명씩 강사님께서 잡아주기를 기다렸어요. 그리고 제 차례가 되서, 안전하게 머리를 감싸고 뒤로 넘어졌어요. 넘어지는 순간 강한 물쌀로 인해 앞도 안보였어요. 파도가 시야를 가리니, 내가 지금 어디쯤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파도를 만들어내는 곳에 손이 들어가면 분명 다친다고 했는데... 순식간에 10m 뒤로 쓸려가는 그 경험이 저에게는 이겨내고 싶은 난관이 아닌 그만하고 싶은 경험이 되어버렸어요. 그 순간이 굉장히 공포스러웠어요. 눈을 떠보니 서핑장의 가장 뒤쪽이었어요. 일어나서 걸어가려고 하는데 남자들보다는 아무래도 가볍고 체구도 작아서 그런지 그 물쌀에 휘청휘청하고, 걸음을 옮기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서퍼는 그 파도를 컨트롤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제 힘이 역부족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때 알았어요. '아... 서핑은 내가 좋아하는 운동이 아니구나..."


직접 해보고 경험을 해봐야 내가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 알 수 있어요. 그러니 20대에 많은 경험을 해보세요. 그리고 경험을 해 본 후에는 데이터화 시키세요. 


‘내가 이런 스릴을 즐기는 사람이구나!’

‘나는 농구처럼 사람들과 함께 하는 스포츠를 즐기는구나!’

‘나는 골프처럼 혼자하는 스포츠를 즐기는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계속해서 찾아가세요. 물론 좋아하는 것을 따라가다가 그 길이 바뀔 수도 있어요.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도 모른채 계속해서 이것저것 도전만 하는 것보다 의식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그런 사람이 더 멋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분야를 깊이 파고들어 보세요. 그 세계도 무궁무진해요. 인생은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만 하기에도 짧잖아요. 


30대는 그런 시간 같아요. 20대 때 해본 많은 경험들을 데이터화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뭘 좋아하는 사람인지,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인지 찾아가는 시간이요. 그러기 위해서는 온전한 내 시간이 필요해요. 그 시간을 본인에게 주세요. 그리고 나에게 집중하세요.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선택해 나가세요.


아, 이제 서핑은 안하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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