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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a Feb 25. 2022

미국 아빠일기 12편: 환도선다와 소양증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읽은 적 없음)에 이런 구절이 있다고 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임산부의 고통과 관련해서 정말로 맞는 말이 아닐까 한다.


행복한 임산부는 입덧, 근육통, 호르몬 불균형 등이 경미하거나 거의 나타나지 않을 때 행복하지만,


저 중 하나라도 심각하게 나타나면 임산부는 큰 고통을 겪는 것 같다.


하물며 입덧에 코로나에 더불어 환도선다와 소양증까지 겪는 아내를 보고 있자니 어째서 우리 게임만 난이도가 극상인 것만 같은지 대상도 모른 채 원망하게 된다.


우선 환도선다라는 증상은 임신을 하게 되면서 골반 쪽 근육이 이완되면서 통증이 오는 것인데, 심할 때는 걷는 것조차 힘들 정도이다.


인터넷을 열심히 뒤져봐도 의사에게 물어봐도 딱히 원인은 임신 외에는 알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개선방안도 골반 근육통을 개선할 수 있는 일반적인 방식 외에는 없다.


평소에 골반 쪽 스트레칭을 자주 하고 주변 근육들을 튼튼하게 해 놓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임신 소양증은 검색해보면 몸에 두드러기나 수두 같은 빨간 점들이 생겨나면서 매우 간지러워지는 증상인데, 이 또한 보습크림, 알로에, 냉찜질, 베나드릴 정도 외에는 크게 할 수 있는 게 없다.


기본적으로 아기가 생기면서 체내 혈류량이 급격하게 변화해서 그와 관련해서 피부에 생기는 증상이라고 하니까, 체내 혈류량을 다시 기존으로 돌리기 전까지는 (출산 후 원상 복귀되는 것) 사실 방법이 없을 수밖에 없다.


모든 피부질환이 그렇듯 손톱으로 긁지 말라는 것 외에는, 냉찜질 및 존버 밖에는 답이 없는 것 같다.


임신과 관련된 모든 질환이 대부분 해결책이 존버뿐이라 더 어려운 것 같다. 대부분의 현대의학이 증상을 만들어내는 원인을 제거한다기보다는 몸이 알아서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증상을 완화해주는 방식인데, 증상 완화를 도와줄 약물 투입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정신력으로 존버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럴 때 남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청소 열심히 하기, 설거지 열심히 하기, 먹고 싶다는 음식 사 오기, 정도가 있는 것 같다.


부디 이러한 증상들이 너무 길고 너무 괴롭지 않게 지나가도록 기도하는 것 정도가 최대치인 것 같다.


세상 모든 임산부와 그 파트너들에게 평화를 기원합니다.


아빠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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