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네일용 오징어먹물 라이스 가족 내 용무가 있어서 짧게 서울을 방문했다.
그 와중에 어머니와 식사를 하러 에비뉴엘 6층에 위치한 서반음식점을 들렀다.
예전부터 서반음식은 기본적으로 한국 사람들의 입맛과 궁합이 안 맞는다고 생각했기에 걱정반 기대반 하며 도전해 보았다.
https://app.catchtable.co.kr/ct/shop/Terreno_Seoul
예약은 캐치 테이블 통해서 가능하다.
그럼 후기 시작한다.
후기
예전에 이 자리에 있던 이탈리아 식당도 뭔가 좀 아쉬웠는데, 이곳은 어떨지, 도전. 스페인 음식은 코스보단 타파스 스타일이 더 낫다고 생각해서, 이것저것 도전해 보기로 했다. 들어가자마자 눈에 띄는 미슐랭 원스타. 2022년 이후론 없네... 집에 와서 찾아보니 2024년 여름 현재는 미슐랭 가이드에 올라있지 않다. 테이블 구성 고급스럽다. 타파스 메뉴에서, 문어, 아티초크, 토마토, 한치, 오징어 먹물 다섯 개를 시키고, 아기용 음식이 따로 없어서 아기는 치즈파스타를 시켜줬다. 식전빵과 올리브 오일 훌륭했다. 어머니 발사믹 식초를 달라고 두 번 말했으나 까먹으셔서 세 번째 말했을 때 가져다 주셨다. 문어와 토마토. 문어를 덮은 레드페퍼 칩은 훌륭했지만 문어는 질겼다. 토마토는 훌륭했다. 서반음식점에서 문어가 질기면, 큰 불신이 생기게 된다. 상당히 훌륭했던 아티초크 요리. 아티초크, 아스파라거스, 버섯, 그리고 소시지가 들어가 있다. 트러플로 풍미를 더했다.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필자는 가장 맛있게 먹었던 오징어먹물요리. 동반한 어머니와 아내는 짜다고 싫어했다. 필자는 짜긴 하지만 맛있는데?라고 생각했다. 아기용 탈리아텔레. 짧은 면으로 바꿔줄 수 있냐고 했으나 없다고 했다. 캐비어나 계란을 빼고 가격을 조정할 수 있냐고 여쭤봤으나 없다고 했다. 유아동반하기에 좋지 않다. 숯불에 구운 총알한치. 숯불향이 괜찮긴 한데, 식감은 질기다. 셰프가 해산물에 강점은 없는 듯했다. 메인으로 시킨 대구요리. 심심한 대구를 기름기 많은 가르니시로 보완했다. 필자는 상당히 맘에 들었는데, 어머니는 여전히 너무 심심하다고 하셨다. 미슐랭 스타를 가지고 있었던 식당치고 서비스가 좀 어수룩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결정적으로 이상했던 부분은 코라뱅을 사용한다는 점이었다. 매장에서 코라뱅을 홍보한다는 건 알겠는데, 이 가격대에 적합한 경험을 제공하지는 못한 것 같다. 드라마에 몰입 중인데 갑자기 뜬금없는 PPL이 나오는 듯한 기분이었다. 탄산수도 이탈리아 것이 아닌 스페인 제품 준비해 놓는 점은 좋았다. 디저트 바스크 치즈케잌 훌륭했으나, 평범하게 훌륭했다. 잼을 같이 주는 건 좋았지만, 기억에 남을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카페/와인바 같은 공간과 식당이 연결되어 있는데, 이전에 여기 있던 이탈리아 식당도 이런 식이었는데, 뭔가 좀 요상한 경험인 것 같다. 고급식당하고는 안 어울리는 듯. 종합 한줄평
필자가 그런 걸 판단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필자 입맛 기준 미슐랭 1 스타 레벨은 아닌 것 같다. 서비스나 음식 맛이나, 식당 분위기나 모든 면에서 미슐랭 스타 식당에게 기대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근데, 미슐랭 가이드가 처음 소개됐을 때와 비교해서 2024년 현재 미슐랭 가이드 서울 편을 보니, 꽤 옳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라연이 3 스타에서 내려온 것도 맞는 것 같고, 이 식당이 왜? 하는 식당들이 몇몇 빠진 것 같다. 여전히 한식 관련 거품은 있는 것 같지만...
아무튼 식당에 대해 너무 아쉬운 말만 써서 좀 그렇긴 하지만, 가족끼리는 즐거운 시간을 보낸 점심이었다.